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 등)로 구속된 고유정(36)의 얼굴 공개가 6일 또 한번 무산됐다.
이날 오후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고유정이 진술녹화실에서 진술을 마치고 유치장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취재진에게 얼굴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진술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마주친 고유정은 고개를 푹 숙이고 머리카락과 손으로 얼굴을 스스로 가린 채 유치장까지 빠르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유정은 경찰이 제공한 슬리퍼와 아래에는 회색 트레이닝복, 위에는 검은색 니트를 입고 나타났다. 오른손은 범행 당시 입은 상처로 흰색 붕대를 감고 있었다.
앞서 지난 5일 제주지방경찰청 신상공개위원회는 “범죄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하다”는 등의 이유로 고유정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경찰은 충분한 조사가 안된 상태에서 고씨가 얼굴이 공개될 경우 수사에 방해될 것을 우려해 공개 시점이 하루 늦췄지만 이날도 본인이 얼굴을 가리는 바람에 실질적인 얼굴 공개는 불발됐다.
이날 얼굴 공개 전 고유정측 변호인이 신상공개 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하겠다며 얼굴 공개를 막으려하기도 했다.
고유정은 이날 오후 2시쯤 조사를 받기 시작해 오후 4~5시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고유정이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진술실 밖으로 나오기를 거부해 오후 6시35분쯤에야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신상공개는 제주에서는 두 번째 사례다. 첫 사례는 2016년 제주시 한 성당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범인 중국인 첸궈레이(50)였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한 펜션에서 전 남편 A씨(36)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최소 3곳 이상 장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씨는 지난 1일 긴급체포된 후 범행을 시인했으나 범행동기나 시신 유기 장소, 공범 여부 등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고씨는 지난 4일 구속된 후 식사량도 줄고 잠을 설치는 등 급격히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이날 변호사 입회하에 범행동기를 밝혀낼 프로파일러 등에게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늦어도 오는 12일까지 조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제주=뉴스1)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