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사진)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항공모함이 제주도를 이끌고 남태평양을 향해 나아가는 형국이다. ‘국토 최남단’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모슬포항이나 송악산 산이수동 포구에서 여객선으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마라도는 해안선 길이가 4.2km로 한 시간 남짓이면 둘러볼 수 있다. 주민들은 마라도 개척기에 원시림을 잘라내 농지를 만들고 우마를 키웠다.
지금은 관광객이나 낚시꾼을 상대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해초, 소라 등을 채취하는 해녀도 있다. 마라도를 배경으로 ‘자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통신사 광고가 유행한 이후 ‘해물 자장면’이 유명한 섬이 됐다.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담수화 사업으로 물 문제를 해결한 마라도는 섬 가운데 상당한 면적에 태양광발전 시설이 들어섰다. 1990년대 초반 새로 심은 소나무들은 거센 바람 탓에 크게 자라진 못했지만 아기자기한 숲을 이루고 있다.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는 새로운 입학생을 기다리며 외롭게 터를 지키고 있다. 남쪽의 최남단 기념비, 1915년 3월에 불을 처음 밝힌 등대는 관광객의 필수 관람 장소다.
남북으로 길쭉한 형태인 마라도 동쪽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다. 서쪽은 문어다리로 지탱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해식동굴이 발달했다. 남쪽의 장군바위는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고 있으며 돌을 둥글게 쌓아서 만든 ‘할망당’(애기업개당)은 주민들이 무사안녕과 행복, 안전을 기원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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