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동신과학고 옆에 건설 추진… 학교-학부모-주민들 강력 반발
대전시가 과학고 주변에 대규모 시내버스 차고지를 만들겠다고 하자 학교와 학부모,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대전 동구 비룡동 2만8466m²(약 8610평) 터에 시내버스 154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정비동(棟) 세차동 충전소 등을 갖춘 공영 차고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5일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문제는 이 차고지 부지가 전교생 약 240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전동신과학고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할 때는 물론이고 이후에도 학습 및 실험 환경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학교 측과 학생, 학부모는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시는 공사할 때 장비를 분산 투입하고 비산먼지를 줄일 뿐 아니라 차고지와 학교 사이에 완충구간을 두고 방음벽을 설치해 학습이 지장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학부모와 주민들은 “차고지 공사 과정뿐만 아니라 완공 후 운영할 때 심야시간 버스 진·출입, 차량 정비 등으로 발생하는 소음 진동 불빛 등으로 학습 환경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관계자는 “차고지와 인접한 교내에는 기숙사와 각종 과학 실험실이 있다”며 “정밀을 요하는 과학 실험은 소음과 진동이 심하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는 2016년 학교 측이 주차면적 50대 규모의 차고지 조성 계획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학교 측은 “당시 학교 전체 의사가 아니었던 데다 현재 차고지 조성 규모는 그때의 3배를 넘는다”고 반박했다. 학교 측은 시와 구, 시교육청, 국토교통부 등에 차고지 조성 계획 전면 취소를 요청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학교와 학부모, 주민, 시교육청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결론을 내리겠다”며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이 제시한 다른 터가 대안이 될 수 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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