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출시한 2세대 수소차 ‘넥쏘’는 울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 1월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전시된 넥쏘를 보며 “내가 현대차의 수소차 홍보 모델”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수소경제 중심도시는 울산시의 역점시책이기도 하다. 이 같은 시책이 탄력을 받고 있는 데는 수소 전문 생산기업인 ㈜덕양(회장 이치윤)이 있어 가능하다. 울산석유화학공단 인근에 있는 덕양은 울산 본사를 비롯해 전국 9곳에 수소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이들 생산기지에서는 수소와 산소, 질소, 아르곤, 헬륨 등 국내 산업용 가스의 70%를 공급하고 있다.
덕양은 이 회장의 부친인 덕양춘포문화장학재단 이덕우 이사장이 1964년 7월 ‘울산산소’라는 상호로 창업한 것이 효시다. 2011년 7월 현재의 회사명으로 변경했다. 덕양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석유화학 공정에서 나오는 저순도 수소(부생가스)로 고순도 수소(99.9999%)를 정제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에 열을 가해 수소를 추출해내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부생수소와 추출 수소 생산 비율은 50 대 50이다. 현재 덕양이 생산하는 수소는 시간당 5만 Nm³(노멀m³·기체의 체적 단위). 넥쏘 등 수소차 700대를 동시에 완충할 수 있는 양이다.
9곳의 생산기지에서 생산된 수소는 총연장 100km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울산과 여수, 군산, 서산 등 각 지역 석유화학공단의 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또 먼 거리에는 튜브 트레일러(대용량 운반시설)를 통해 전국의 수소 고객사와 수소충전소 등에 공급하고 있다.
2014년에는 SK에너지와 협업해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프로판을 원료로 공급받아 수소를 생산하고, 그 대신 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팀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에쓰오일과도 이 같은 협업을 체결했다. SK와 에쓰오일은 제품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덕양은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이다. 덕양은 기술혁신으로 수소저장합금개발 등 특허 6개를 획득했다. 음주운전 단속 측정기에 주입되는 가스도 덕양이 독점 생산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에도 뛰어들었다. 덕양은 지난달 현대차와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1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를 울산화력발전소에 구축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갖추고, 동서발전은 설비운영과 전력판매, 덕양은 수소배관 구축 및 수소공급 역할을 맡는다. 기존 화력, 원자력, 태양광 등으로 대표되는 전력생산체계에 수소로 발전설비를 갖추는 것이다. 또 미래 성장산업으로 꿈의 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생산을 위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그래핀 대량생산 기술을 이전받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덕양춘포문화장학재단을 통해 매년 생산기지가 있는 지역의 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문화상을 시상하고 있다.
한국수소산업협회장을 겸하고 있는 이 회장은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가 한국의 신성장 산업으로 발전해 세계 시장을 주도하도록 기술 개발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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