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국문학과 대학원생 15명 중 10명 외국인
"수도권 대학에선 이례적, 지방은 개설조차 어렵다"
경제난에 취업 어렵고 강사 처우는 열악 "추천 안해"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 국내 대학원생 수가 외국인 유학생보다 적은 역전 현장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문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이 대학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신입생 15명 중 국내 대학원생은 5명 뿐이다. 10명은 모두 외국인 학생이다. 성균관대 한 교수는 “예년에 10명 이상씩 들어왔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대학원생이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김귀옥 상임의장도 “과거에는 다수가 국내 학생이고 일부가 외국인 학생이었는데 수도권 대형 대학에서 국내 대학원생 비율이 적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대학원생 감소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전체 석사과정 대학원생 수는 25만8553명이었으나 2017년 25만1973명, 2018년 24만7482명으로 해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과 인구가 몰려있는 수도권 대학도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서울과 경기 지역 대학원생 수는 2016년 13만8992명, 2017년 13만5979명, 2018년 13만5162명으로 매년 줄고 있다.
수도권보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방대학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8년 17개 시도 중 수도권과 부산, 대구, 대전, 충남을 제외하면 대학원생 수 1만명이 넘는 곳도 없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김용석 이사장은 “지방같은 경우 학생이 없어 대학원 학과조차 개설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원 진학률이 떨어지는 이유로는 과거와 달리 대학원 진학과 질좋은 취업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1년 대학원생의 취업률은 79.2%였지만 2017년 취업률은 77.7%로 하락했다. 2017년 취업대상자 3만6536명 중 건강보험 가입 취업자는 2만5119명이었는데 이 중 공학계열 졸업자가 3분의1에 해당하는 8900명이었다. 인문계열은 1278명, 교육계열은 1423명에 그쳤다. 취업률로 보면 의학계열 대학원생의 취업률은 88.2%, 공학계열은 83.4%인데 반해 인문계열은 60.0%에 불과했다.
한영훈 카이스트 대학원총학생회장은 “요즘은 이공계조차도 대학원생의 취업이 어렵다”고 전했다.
취업 외 연구자의 길도 주요 진로 중 하나지만 교수 임용의 문이 좁아진 상태에서 강사의 처우마저 불안정하다. 강사의 법적지위 부여와 처우개선을 담은 시간강사법이 2011년 국회 문턱을 넘은 이후 무려 8년간 시행이 유예되는 과정에서 강사들이 열악한 상황이 노출되자 학생들의 의욕 또햐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슬아 전국대학원생노조 지부장은 “나도 대학원생이지만 누군가 대학원 진학을 문의한다면 선뜻 권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정은 지난해 강사, 대학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한 결과 올해 8월부터 강사 처우를 개선하는 강사법을 시행한다. 강사에게 법적으로 교원지위를 부여하고 임용기간을 1년 이상으로 늘리며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을 지원하는 게 주요 골자다.
김진균 강사공대위 대변인은 “대학원생이 줄어들게 되면 근본적으로 학문후속세대가 붕괴되는 것이고 학문 자체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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