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함에 돈 둬라” 허술 보이스피싱…설마에 당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2일 10시 20분


지난 5월 중순~이달초 3천만원 편취
보이스피싱 초기 수법…'물품보관함'
관리인이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이 물품보관함에 남기고 간 현금을 수거하는 역할을 해온 외국인이 붙잡혔다. 검거된 현금수거책은 외국인 신분을 숨기려 ‘고전 수법’을 재활용한 보이스피싱 사기 행각을 벌였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혐의(사기)를 받는 외국 국적 A씨(23)를 지난 11일 기소의견으로 구속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5월 중순부터 이달초까지 20~30대 피해자 4명에게 3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사기 행각을 들키지 않기 위해 보이스피싱 초기 범행 수법인 ‘물품보관함’을 다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검사나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뒤,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위조된 공문서를 들고 나가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돈을 건네 받는 ‘대면 편취’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A씨는 피해자들이 보관함에 돈을 맡기도록 하고 나중에 찾아가는 이전의 방식을 택했다. 외국인인 탓에 얼굴을 보여주고 돈을 받으면 의심을 사고 결국 사기 행각이 들통날까봐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A씨의 범행은 오히려 이 방식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한 물품보관함 관리인이 보관함에 누군가 돈을 넣어두면 찾아가는 모습이 수상하다고 여겨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A씨는 해외 총책으로부터 “현금 수거책을 담당하면 고액의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사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돈을 직접 받아내는 수법이 최근 늘고 있지만 과거부터 사용되던 물품 보관함에 돈을 맡기라고 시키는 수법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나 수사기관, 금융감독원 직원은 절대 직접적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우선 경찰에 먼저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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