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묻지 않아도 왜 그런 멍이 생겼는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뼈 주사’를 자주 맞아서 생긴 흔적임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뼈 주사에는 강력한 진통제 역할을 하는 스테로이드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 주사를 맞으면 금방 통증이 가라앉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 그러다 보니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어른들에게는 뼈 주사만큼 유혹적인 것이 없다. 통증 때문에 꼼짝도 못 하다가도 이 주사만 맞으면 통증이 가라앉아 아플 때마다 맞고 싶은 마음이 들 법하다.
실제로 많은 어른들이 허리가 아프면 뼈 주사를 맞으며 통증을 견딘다. 나이가 들면 당연히 여기저기 쑤시고 아픈 것이라 여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왜 아픈지 정확한 원인을 알고 치료를 해야 하는데, 병원비가 부담스러워 뼈 주사를 맞으며 버티는 것이다.
하지만 뼈 주사는 잠시 통증을 잊게 하는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 더 이상 뼈 주사로 통증을 이기지 못해 병원을 찾은 어른들을 보면 말문이 막힐 때가 많다. 압박골절로 척추가 무너진 분도 있고,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질병이 악화돼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분이 한둘이 아니다.
뼈 주사는 적절한 양을 쓰면 효과가 좋은 명약이 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맞으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뼈가 약해지고 피부도 얇아진다. 몸에 멍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혈당이 올라가고, 감염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당뇨가 심하거나 감염 질환을 앓았던 분들은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생각보다 뼈 주사를 놓아달라는 환자가 많다. 멍이 있으면 이미 뼈 주사를 자주 맞았다고 간주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위험성을 알려준다. 그러면 고마워하는 분들도 있지만 뼈 주사를 놓아주는 병원을 찾아나서는 분들도 있다.
뼈 주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뼈 주사에 의존할수록 척추는 더 약해지고,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경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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