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많아 잘할 것” vs “적폐수사 치중 우려” 檢, 윤석열 엇갈린 반응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17일 16시 38분


기수파괴로 인사폭 확대 불가피…“정리가 관건”
검경수사권 조정엔 “100% 찬성은 어려울 것”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6.17/뉴스1 © News1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6.17/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23기)을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검찰 안팎에선 긍정적 평가와 함께 ‘기수파괴’ ‘적폐수사’ 치중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대검의 한 고위간부는 윤 후보자에 대해 “소신도 강단도 있고 원칙도 있는 사람”이라며 “본인이 큰 사건을 하거나 서울중앙지검이라는 큰 조직을 운영하는 등 여러 경험이 적잖아 어려운 시기 잘할 거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다만 “관례상 인사 폭이 커질 텐데 어느 선에서 그 부분을 정리할지 (관건)”라며 “22기나 23기는 좀 남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현 문무일 검찰총장(18기)에서 5기수를 건너뛴 ‘파격인사’로 검찰 내부에서도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란 평가가 많다.

이 고위간부는 당장 현안인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선 “여태까지 검찰 스탠스를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하니, 지금 국회 (논의 과정)에 있는 법안 입장에 100% 찬성하긴 힘들지 않을까”라며 검찰내부 의견수렴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상부 말을 잘 안 들어서 청와대가 싫어하는 것 아니냐”며 “수사권 조정보다 적폐수사에 관심있을까봐 겁난다. 특별수사만 하다 일반형사 사건 업무가 과중해지는 건 아닌지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사법농단 수사로 대표되는 ‘적폐청산’ 수사를 지휘해왔다.

이에 대해선 일선 지검장과 총장은 역할이 달라 예단은 섣부르다는 의견도 나왔다.

같은 고위간부는 “적폐수사는 잘 한다기보다 잘 마무리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도권의 한 지청장도 “검찰총장이 되면 검찰 전체, 정부뿐 아니라 국가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해 수사방향도 일선 검사장일 때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검찰 외부 평가도 다소 엇갈렸다. 검찰개혁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반면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차기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역할을 잘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더러워서 (조직을) 잘 나왔다 싶다. 정국을 운영하며 검찰을 종속변수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법치주의 후퇴로 봐야 하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 전두환정권 시절 중앙지검 부장을 검사장 시키는 파격적 인사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혼돈기가 아닌 한 원칙 없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다”며 “(23기까지) 결국 많이 그만두지 않겠냐”고 말했다.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지검장에서 곧바로 총장이 된 사례는 1981년 당시 6기수를 뛰어넘어 발탁된 정치근 부산지검장을 제외하곤 없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윤 후보자가 시작부터 내정설이 있고, 전격적 승진이 몇년 전부터 예상돼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해친다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는 것”이라며 “윤 후보자 자체는 능력과 추진력, 철학이 있지만 개인 (역량)과 상관없이 정치적 구도에 따라 모든 것일 진행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게 우려스럽다”고 아쉬워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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