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였던 봉욱 대검찰청 차장검사(54·사법연수원 19기)가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아랫 기수인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23기)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여파다. 윤 후보자 선배 기수들의 줄사퇴가 예상된다.
봉욱 차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자필로 사의를 표명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사직인사, 작별할 시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1984년 법과대학 신입생 시절 사도법관 김홍섭 판사님의 ‘무상을 넘어서’라는 수상록을 읽고, 이분처럼 법조인의 삶을 살면 좋겠다고 마음먹게 됐다”면서 “검찰시보로 근무하며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밤늦도록 진한 땀방울을 흘리는 모습이 좋아 검사의 길을 택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초임검사 시절 선배들의 가르침 세 가지를 지켜가자고 다짐했다”며 “내가 처리하는 사건에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자,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훗날 후배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게 처신하자, 빛나는 자리에 가려하지 말고 어디든 가는 자리를 빛나게 하기 위해 노력하자 (였다)”고 설명했다.
검찰에는 후배가 검찰총장에 오르면 선배 및 동기 기수들은 물러나는 관행이 있다. 검찰 내 고검장·지검장 등 주요 보직에 있는 윤 지검장의 윗 기수(19~22기)는 20명가량이다.
그 밖의 고위직까지 고려하면 예상 가능한 인원은 훨씬 많아진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56‧20기), 이금로 수원고검장(54‧20기) 등이다.
한편, 서울 출생인 봉 차장검사는 여의도고,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1987년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 법무관을 마치고 1993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수원지검 여주지청과 법무부 검찰2과 등을 거쳤고,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에 파견 근무를 했다.
이후 청주지검 제천지청장과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첨단범죄수사과장·혁신기획과장·공안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2010년부턴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 보임 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을 거쳐 법무부 인권국장·기획조정실장에 이어 법무실장, 서울동부지검장 등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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