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우체국에서 근무하던 40대 집배원이 과로로 숨진 가운데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올해만 9명의 집배원이 유명을 달리했다며 우정사업본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은 20일 오후 3시30분 빈소가 마련된 대전의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두달 새 30대, 40대 집배원 2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19일 자택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40대 집배원의 사망 원인이 부검 결과 뇌출혈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구조 속에서, 고인이 담당했던 배달 구역은 결원의 몫까지 도맡는 일이 일상화됐던 곳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고인의 사망 원인인 뇌·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장시간 중노동과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며 “노사정이 참여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에서도 집배원 사망 원인 중 암, 뇌·심혈관계 질환, 교통사고가 가장 많다고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 상반기에만 9명의 집배원이 과로 등으로 숨졌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여전히 우정본부는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집배원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인력 증원과 주 5일제가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며, 이는 생존권과 기본권 사수를 위한 정당한 요구”라며 “‘인간답게 살고싶다’는 집배원의 외침을 계속 저버린다면 우정사업 역사상 처음으로 내달 9일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호 전국우정노조위원장은 “어제와 같은 순직으로 인해 전국 1만7000여 집배원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번 노사정 협의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으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기필코 총파업까지 강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총파업에 돌입하면 필수 요원을 제외하고 집배 25%, 소포 배분 65%, 창구 75%가 참여할 것”이라며 “소포 배분이 65% 참여하게 되면 정상 업무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숨진 집배원의 아내는 “말이 주말 부부지 남편을 두세달에 한번 밖에 못 봤다. 남편은 너무 힘들고 지친다며 집에 갈 시간에 조금이라도 쉬고 싶다고 말했다”며 “평소 남편의 바람을 유언삼아 집배원이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직업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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