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원인 규명때까지 생수 공급… 주민들과 협의 없는 청라소각장은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1일 03시 00분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인터뷰

“식수로 적합하다는 수치라고 해도 이물질이 생긴 상태에서는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돗물을 먹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구 홈페이지에 ‘수돗물 주민 안내’라는 코너를 만들어 필요한 사항을 알리고 있습니다.”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인천 서구는 전국에서 악취 신고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다. 이재현 서구청장(59·사진)은 악취전담팀을 구성해 개선 방안을 찾고 있는 와중에 붉은 수돗물 사태까지 터져 고민이 커졌다. 이 청장은 지난달 30일 붉은 수돗물 신고가 빗발치자 즉시 긴급회의를 열고 상황실을 가동했다. 피해 지역에 생수를 공급하도록 했고 복통을 비롯한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주민에게는 병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 환경부 출신인 그는 여러 네트워크를 동원해 효율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애쓰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구에서 붉은 수돗물이 처음 발생해 주민 불안이 크다. 대책은….

“시민들이 추천한 전문가를 대표로 한 민관 합동조사단이 노후 상수관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 예비비까지 사용해 원하는 주민 모두에게 생수를 공급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한다.”

―지역화폐 ‘서로e음카드’에 대한 주민 호응이 대단하다.

“발행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등록 회원 8만5000명, 카드 사용액 25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 1000억 원어치 발행이 목표였지만 이런 추세라면 1500억 원에서 2000억 원까지 늘려야 한다. 소상공인 매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구에서 시행하는 각종 정책과 연계해 더 많은 주민이 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미 출산장려금, 출산용품 지원비, 산후조리비를 서로e음카드로 지급하기로 했다. 앞으로 교육 복지 문화 분야와도 연결시키려 한다.”

―청라소각장 확장에 주민이 반발하는 등 현안이 많다.

“인천의 대규모 사업 가운데 약 70%가 서구에서 진행되고 있다. 청라소각장은 주민과의 협의 절차가 생략됐다. 그래서 소각장 증설에는 반대한다. 쓰레기 소각이나 매립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쓰레기 재활용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한다.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선진화된 자원재활용센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경인아라뱃길을 찾지만 서구 관광 활성화로는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경인아라뱃길 주변에는 서구의 유일한 섬인 세어도를 비롯해 캠핑장과 갯벌 같은 다양한 관광자원이 있다. 이 자원을 활용해 생태문화관광벨트를 만들겠다. 장기적으로는 첨단기술로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도시공간과 융합하는 스마트에코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기술고시 출신으로 환경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을 지냈다. 환경부에서 아프리카에 파견됐을 때는 남수단에서 의료봉사를 펼치던 고 이태석 신부를 후원하면서 병원 설립과 장학금 지원 사업을 주도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붉은 수돗물#생수 공급#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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