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靑앞 투쟁계획 발표…모레 전국 결의대회 ‘줄줄’
“노동존중하겠다던 文정부 노선변경…노정관계 파탄”
지난 3, 4월 국회 앞에서 불법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로 김명환 위원장이 21일 구속되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정관계 파탄’을 선언하고 대정부 투쟁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민주노총은 국회가 노동법을 개악하려고 시도했기 때문에 당시 시위는 정당하고 불가피한 투쟁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일어난 충돌은 계획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었으므로 김 위원장 구속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문재인정부가 ‘노동존중사회’를 내세우면서 집권했으면서도 집권 이후 노선을 바꾸었다며 ‘정부와의 결별’을 공식화하고 맹공을 퍼붓고 있다.
역대 다섯 번째, 현 정부 들어 첫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에 맞서 당장 이번주 내내 대정부 투쟁 일정이 빼곡하다.
◇투쟁 계획 윤곽 잡혀…“6월~7월 ‘총단결 강력투쟁’”
23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전날(22일) 오전과 오후 긴급회의와 중앙집행위원회를 각각 열고 ‘총단결 강력투쟁’ 기조를 결정하는 한편 향후 투쟁 계획의 윤곽을 잡았다.
먼저 22일 오후 7시에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정부를 향한 선전포고격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정부가 김 위원장을 구속함으로써 친재벌 기조를 선언했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정부 노동탄압 규탄과 민주노총 대응 투쟁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또 25일에는 전국동시다발 결의대회를, 26일에는 현대중공업 분할 매각을 반대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28일에는 전국단위 노동자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내달 3일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을, 18일에는 민주노총 총파업대회를 열 계획이다.
◇“민주노총 투쟁은 노동권 위한 ‘정의 투쟁’…구속 부당”
민주노총이 총력 대응에 나서는 것은 우선 김 위원장과 간부들에 대한 구속이 정당성 없는 노동탄압이라는 인식에서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27일과 4월2~3일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집회 도중 경찰의 플라스틱 방어막을 뜯어내거나 경찰방패를 빼앗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공용물건손상·일반교통방해·공무집행방해·공동건조물 침입 등이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국회 앞 충돌은 정부와 국회의 노동정책 후퇴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김 위원장을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했는데 말도 안 된다”며 “도주를 할 사람이 스스로 경찰에 나와 조사를 받고 영장심사를 받겠느냐”고 구속영장 발부를 비판했다.
김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조차 될 수 없는 특수고용노동자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쟁취하고 고통을 함께하고자 투쟁한 것”이라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조합원 개인을 위한 부당한 투쟁이 아니라 늘 정의로운 투쟁을 했다”고도 했다.
◇“文정부, 촛불로 탄생했지만 친재벌노선…대정부 총력투쟁”
문재인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총체적인 반대도 더해진다.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 노무현 정권의 되풀이” 하고 있다는 게 민주노총의 시각이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기에 ‘노동존중사회’를 내세우며 Δ최저임금 1만원 인상 Δ노동시간 단축 Δ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약속해 집권했지만, 정부가 노선을 틀어 이 모두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규탄하고 있다.
결국 민주노총은 정부가 집권에 따르는 ‘청구서’를 외면하는 데다 김 위원장까지 구속되면서 강경투쟁이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이 정권의 반노동·반민중·반인권에 대해 명확하게 전선을 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노동탄압을 ‘규탄’하는 것이 아니라 ‘분쇄’하고, 거대한 투쟁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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