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가 이달 ‘한국관광 혁신대상’ 콘텐츠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상은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한국관광학회 등이 제정한 관광산업분야 국제 어워드(Award)로, 목포시는 음식 관련 콘텐츠로 상을 받았다. 목포시는 음식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최근 관광 트렌드에 맞춰 올해 4월 ‘맛의 도시 목포 선포식’을 가졌다.
‘푸드 투어리즘(Food Tourism)’으로 불리는 미식여행은 관광객을 모으는 핵심 콘텐츠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관광 목적이 음식 콘텐츠 때문이라는 비율이 2015년 19.3%에서 2016년 19.7%, 2017년 21.2%로 증가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5월 문화산업교류재단과 함께 미국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연상 이미지 1위는 한식이었다. K팝이나 한류 드라마보다 우위였다. 올해 문화관광축제로 신규 진입한 축제 6개 중 5개는 음식 콘텐츠다. 매년 ‘코리아 트렌드’를 발행하고 있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도 ‘음식은 이제 관광의 동기이자 목적이 되고 있다’고 했다.
대전은 어떤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2021년까지 3년 동안을 ‘대전 방문의 해’로 정하고 외래 관광객 1000만 명을 유치(2018년 330만 명)하겠다는 대전시의 관광 전략에서 ‘음식 콘텐츠’는 사실상 전무하다.
예를 들어보자. 2013년 대전국제푸드 앤드 와인페스티벌 평가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던 엑스포 다리 위에서의 식사(다리 위의 향연)는 외지인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상시 개최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대전시의회는 예산 1억5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당시 행사를 개최한 전직 시장의 ‘냄새’가 풍긴다는 게 이유였다. ‘대전다움’을 살리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대전에는 ‘맛의 본향’이라 자처하는 호남지역에도 없는 은진 송씨 가문의 전통 조리서인 ‘주식시의(酒食是儀)’와 ‘우음제방(禹飮諸方)’이라는 책이 있다. 책에는 49종의 음식과 24종의 술 빚는 법이 담겨 있으나 번역만 된 채 현재 대전시립박물관에서 잠자고 있다. 경북 영양군이 조선시대 음식조리서 ‘음식디미방’을 지역 출신 안동 장씨(장계향)가 지었다는 이유로 이를 활용한 체험, 교육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모으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대전은 ‘청년 셰프’의 도시이기도 하다. 우송대, 우송정보대, 대전보건대, 대전과학기술대, 배재대, 대덕대 등 6개 대학에 외식조리 관련 학과가 개설돼 매년 1000여 명의 청년셰프가 배출되고 있다. 전국 대도시 어디에도 없는 여건이다. 하지만 이들을 활용한 어떤 시도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음식이 살아야 관광이 살고, 관광이 살아야 도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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