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포의 한밤 귀갓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4일 03시 00분


여성 강제로 끌고가 성추행하려다 저항하자 도주한 30대男 추적
원룸 따라가 “재워달라”… 현관 비번 엿본뒤 메모한 노숙인 구속

김모 씨가 19일 0시 4분 혼자 사는 여성을 집까지 뒤따라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김모 씨가 19일 0시 4분 혼자 사는 여성을 집까지 뒤따라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신림동 강간 미수’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도 안 돼 홀로 귀가하는 여성을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3일 귀갓길 여성을 끌고 가 강제 추행하려 한 남성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0대로 추정되는 남성 A 씨는 20일 오전 1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길거리에서 집에 가던 여성의 손목과 뒷덜미를 잡고 인근 빌라로 끌고 가려 했다. A 씨는 이 여성이 소리를 지르고 자신의 머리채를 잡으며 저항하자 도주했다. 이 여성은 “모르는 사람이 날 끌고 가서 목을 조르고 성추행하려 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에 찍힌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A 씨를 쫓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피해 여성의 옷을 벗기려 했던 것으로 보고 강간 미수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광주에서는 20대 여성을 집까지 쫓아가 “재워 달라”며 문 자물쇠 비밀번호를 몰래 적은 30대 노숙인이 구속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3일 주거침입 혐의로 김모 씨(39)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8일 오후 11시 50분경 지인과 술을 마신 뒤 광주 서구의 한 오피스텔 입구에 앉아 바람을 쐬던 여성 B 씨를 약 15분간 지켜봤다. B 씨가 오피스텔로 올라가자 뒤따라가 부축하는 척하더니 집 문을 여는 B 씨를 붙잡고는 재워 달라고 했다. 놀란 B 씨가 김 씨를 뿌리치고 황급히 들어갔지만 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았다. 문을 열고 원룸 내부를 들여다보던 김 씨는 B 씨가 휴대전화로 지인에게 “이상한 사람이 들어오려 한다”고 하자 침입하지 못했다.

B 씨가 서둘러 문을 닫은 뒤에도 떠나지 않던 김 씨는 약 3분 후 초인종을 눌렀지만 경비원이 출동하자 달아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피스텔과 주변 CCTV 영상을 분석해 19일 오후 4시경 한 병원 옥상에서 자고 있던 김 씨를 붙잡았다. 김 씨는 전날 B 씨가 문을 열 때 봐둔 현관문 비밀번호를 적은 쪽지를 갖고 있었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가 잠들면 들어가서 성관계를 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해 성폭력범죄처벌법 혐의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

윤다빈 empty@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귀가 여성 범죄#성추행#신림동 강간 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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