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의붓아들 돌연사’ 경찰 대질조사 7월 초로 늦춰질 듯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4일 11시 34분


제주지검, 구속기간 7월1일로 연장 후 막바지 수사
충북경찰, 고씨 기소 후 제주서 피고소인 대질 조사
현 남편 "부실수사"…경찰 "변사사건 원칙대로 진행"

=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의 의붓아들(4) 사망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검찰이 고씨를 전 남편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기기 전 막바지 수사에 주력하면서 의붓아들 사건이 우선 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고씨 의붓아들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상당경찰서는 당초 25일을 전후해 제주지검으로 형사를 보낼 방침이었으나 검찰이 고씨의 구속기간을 한 차례 연장함에 따라 대질 조사 일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전 남편 살인 혐의로 지난 1일 청주 자택에서 긴급체포된 고씨는 7월1일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지난 12일 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은 검찰은 구속기간 1차 만료시점인 21일에 구속기간을 한 차례 갱신했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는 경찰과 검찰에서 10일씩 구속될 수 있다. 다만, 검찰은 법원 허가를 얻어 최대 10일까지 한 차례 연장 가능하다.

검찰은 고씨의 구속기간 최종 만료일인 7월1일까지 법원에 기소를 해야 한다. 이때부터 고씨는 피고인 신분으로 전환돼 심급마다 최장 6개월씩, 총 18개월 동안 구속된다.

고씨 현 남편 A(37)씨의 고소로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한 피의자(피고소인) 신분으로 전환된 고씨는 법원 구속 단계에서 경찰의 대질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2일 고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경찰은 고씨의 전 남편 살인사건이 터진 뒤 강제수사로 전환, 고씨 부부의 휴대전화와 PC, 의붓아들 처방 내역 등을 압수수색해 디지털포렌식 기법으로 분석한 상태다. A씨 아들이 숨지기 전 고씨 부부의 행적과 탐문 수사도 대부분 마쳤다.

지난 13일 고씨를 자신의 아들에 대한 살인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A씨는 18일 제주지검에서 7시간가량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A씨는 이 자리에서 “아들의 부검 결과와 고씨의 행적 등을 종합할 때 고씨가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은 A씨 조사 후 충북 경찰에 별다른 자료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소인 조사 자료를 정리하는 대로 청주지검을 통해 청주상당경찰서에 전달할 예정이다. 제주지검과 청주지검은 A씨의 고소 후 청주상당경찰서가 수사를 계속하는 것으로 협의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된 자료와 정황 증거 등을 바탕으로 고씨의 연쇄살인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대질 조사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7월 초로 조사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아들 B(4)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자택 작은방 침대에서 A씨와 함께 잠을 자던 중 숨졌다.

당시 안방에서 따로 잠을 자던 고씨는 남편의 비명을 듣고 거실로 나와 119에 신고했다. 고씨는 경찰에서 “감기에 걸려 다른 방에서 잠을 잤는데, 남편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아이를 둘러업고 나와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B군이 숨진 침대에서는 B군의 혈흔이 발견됐다. A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침대 이불 시트와 그 아래 깔렸던 전기장판, 그 밑의 매트리스까지 피가 묻어 있었다”며 “‘소량’의 피가 있었다는 경찰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제주의 친할머니 집에서 지내던 B군은 지난 2월28일 청주에 왔다가 변을 당했다. 2017년 11월 재혼한 고씨 부부는 사고 직전 B군을 고씨의 친아들(6)과 청주에서 함께 키우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은 A씨가 전처 사이에서 낳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는 B군의 사인이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외상이나 장기 손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B군은 제주도에서부터 감기약을 복용해왔으나 범죄로 추정되는 약물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경찰은 B군이 숨진 채 발견된 당일 현장 감식과 A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했다. 당시 A씨의 집에서는 외부 침입 흔적이나 범행 도구 등 타살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5월1일 국과수 정밀 검사결과를 통보받은 경찰은 이튿날 A씨와 고씨를 불러 조사한 뒤 A씨의 동의를 얻어 같은 달 28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했다. 6월3일 검사 결과에서는 A씨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나왔다.

그 사이 고씨는 5월25일 제주로 내려가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뒤 6월1일 청주 자택에서 긴급체포됐다.

고씨는 B군이 숨진 뒤 제주에서 치러진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 6월3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수사로 전환했다. 이날 A씨에 대한 3차 참고인 조사를 하고 체모 채취를 해 국과수 감정을 의뢰했으나 고씨가 전 남편을 살해하는 데 사용한 졸피뎀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당시 고씨는 국과수 감정을 거부했다.

현재 본가가 있는 제주에 머물고 있는 A씨는 언론과의 수차례 인터뷰에서 “사건을 담당하는 청주상당경찰서가 고유정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만 언론에 흘리고 있다”며 “지난 1일 고유정이 체포된 뒤에도 경찰은 저만 추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찰이 아들의 사인을 ‘질식사’로 밝혔는데, 지난 3일 국과수 부검 결과를 직접 봤더니 ‘압착’이라는 표현이 있었다”며 “아들의 등에서 ‘가로’로 눌린 자국이 나왔다. 나보다 아래쪽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들의 등에서 ‘세로’가 아닌 ‘가로’로 눌린 자국이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의구심을 품었다.

경찰 관계자는 “변사사건 원칙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7월 초 고씨에 대한 대질 조사를 마치면 모든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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