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前사장 “염동열 만났지만 취업청탁은 아냐”

최흥집, 본인 결심 진술과 반대되는 증언해
"지역민 배려정도로 생각…그 이상은 아냐"

최흥집(68) 전 강원랜드 사장이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본인의 결심 공판에선 “청탁을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염동열(58) 자유한국당 의원의 1심 법정에 나와서는 이를 번복하는 듯한 취지의 증언을 했다.

최 전 사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권희) 심리로 열린 염 의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8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진술했다. 최 전 사장은 자신의 업무방해 혐의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상태로 염 의원 재판에 나왔다.

앞서 최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본인의 결심 공판에서 “염 의원이 강원랜드 커피숍에서 나를 만나 직접 명단을 줬고, 면접이 끝나서 채용이 어렵다고 말했는데도 합격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염 의원 법정에서 최 전 사장은 이를 번복하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염 의원 측 변호인이 ‘(당시 커피숍에서) 만나는 상황을 기억하나’고 묻자 최 전 사장은 “폐광지역 사람들을 많이 채용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면서도 “시간이 많이 지나고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기억을 잊다시피 해 정확한 기억은 못 한다”고 답했다.

이어 ‘원론적인 이야기였나’는 질문에 “그렇다. 국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국회의원이니 지역민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개별 추천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이상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염 의원 추천은) 국회의원이라서 심적 부담을 느꼈나’는 물음에는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추천을 했으니 좋은 사람을 추천했을 거라고 생각해 많이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염 의원은 2013년 지역구 사무실 보좌관 박모(47)씨를 통해 자기소개서 점수를 조작하는 등 방법으로 지인과 지지자 자녀 등 39명을 강원랜드 2차 교육생으로 채용되도록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염 의원은 최 전 사장과 강원랜드 호텔에서 만나 인적사항이 기재된 명단을 전달하면서 ‘중요한 사람들이니 꼭 합격하게 해달라’고 채용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염 의원이 청탁한 인원 중 18명이 교육생으로 채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