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제주서 시신 유기 정황 뒤늦게 드러나…경찰 은폐 의혹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24일 18시 39분


CCTV에 범행 직후 쓰레기봉투 버리는 장면 포착
해당 사실 숨겨온 경찰 “의도적 은폐 아냐”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고유정(36)이 7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신상공개위원회 회의를 열어 범죄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해 국민의 알권리 존중 및 강력범죄예방 차원에서 고씨에 대한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영상캡쳐)20이석형 기자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고유정(36)이 7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신상공개위원회 회의를 열어 범죄수법이 잔인하고 결과가 중대해 국민의 알권리 존중 및 강력범죄예방 차원에서 고씨에 대한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영상캡쳐)20이석형 기자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피해자 시신을 제주에 유기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찰은 고유정의 도내 유기 정황을 그동안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아 초동수사 부실 정황을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11일 제주시 동부경찰서 4층 강당에서 열린 ‘전 남편 살해 사건’ 수사 결과 최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던 중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2019.6.11/뉴스1 © News1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이 11일 제주시 동부경찰서 4층 강당에서 열린 ‘전 남편 살해 사건’ 수사 결과 최종 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던 중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2019.6.11/뉴스1 © News1
경찰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달 27일 낮시간대 제주시 한 펜션에서 피해자 강모씨(36)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퇴실하면서 근처 클린하우스(쓰레기수거장) 두 곳에 나눠 종량제봉투 4개를 버렸다.

고씨는 펜션과 가장 가까운 한 곳에는 봉투 1개를, 다른 한 곳에는 나머지 3개를 버렸으며 당시 스카프의 냄새를 맡는 모습이 포착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제주시 펜션 근처 쓰레기수거장의 CCTV에서 이 같은 모습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고씨가 훼손한 시신 일부를 버렸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31일 제주시 쓰레기를 처리하는 회천 매립장과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찾아 수색했다.

그러나 두 곳에서는 27일 버린 쓰레기를 다음 날인 28일 모두 고열에 소각하거나 매립해 고씨가 버린 봉투의 내용물을 확인하지 못했다.

고유정이 25일 강씨를 살해하고 이틀간 시신을 훼손한 직후 범행장소를 빠져나오며 버린 봉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체 일부가 들어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경찰은 이를 숨겨왔던 것이다.

박기남 제주동부경찰서장은그동안 ‘전 남편 살인사건’ 관련 언론 브리핑을 통해 수차례 제주에서는 시신 유기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해왔다.

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경찰은 27일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강씨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도 고유정의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고 했다”는 전화통화상 진술만 믿고 휴대폰 위치추적 등의 대응만 했다.

이때까지만해도 경찰은 강씨의 단순 실종사건으로 여겼다.

그러나 같은달 29일 강씨의 유족이 펜션 인근 주택 CCTV를 발견해 경찰에 갖다준 뒤에야 고유정이 거짓 진술을 한 것을 알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 초기부터 경찰이 사안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더라면, 펜션 인근 CCTV를 한발 먼저 확보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따라붙는 이유다.

이에 대해 박기남 서장은 “고유정이 시신을 유기한 곳으로 도외만 진술했고 범행 후 펜션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등 완벽범죄를 꿈꾼 점으로 볼 때 도내 유기 가능성은 낮다고 봤고 그래서 언론에도 그런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고씨가 제주에서 버린 봉투에는 범행도구가 담겨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