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제주서 봉투 4개 버려…경찰 “범행 흔적 지우기 위한 용품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4일 20시 28분


전 남편 살해 등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범행 후 인근 클린하우스(쓰레기집하장)에 종량제봉투 4개를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초기 이를 알고 제주지역 쓰레기매립장을 수색했지만 봉투들은 소각된 뒤였다.

24일 제주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달 27일 낮 12시경 범행 장소인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 가까이에 있는 클린하우스에 종량제봉투 1개를 버렸고 이어 약 500m 떨어진 다른 클린하우스에 3개를 버렸다. 이 장면은 클린하우스 두 곳의 방범용 카메라에 포착됐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이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지난달 30일 이 영상을 확보한 경찰은 이튿날 이들 클린하우스 쓰레기가 모이는 쓰레기매립장으로 갔지만 종량제봉투들은 섭씨 800~900도로 태운 뒤여서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봉투에는 훼손한 시신 일부가 아니라 범행 흔적을 지우기 위해 사용한 용품이 들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상이 있다는 사실은 고유정의 전 남편 유족이 20일 경찰에 요청하면서 확인됐다. 영상을 본 유족 측은 “고유정이 종량제봉투를 버릴 때 힘겨워 보였다”며 “봉투에 시신 일부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고유정이 지난달 28일 제주항을 출발해 전남 완도로 가는 여객선 위에서도 종량제봉투를 몇 개 바다에 버린 사실도 확인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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