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과수화상병 확산 막아라” 총력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충주 제천 등 89곳서 의심신고… 살충제 살포 등 긴급방제 실시
특별한 치료약제 없어 속수무책

충북도농업기술원은 충북 충주와 제천에 이어 음성까지 발병한 과수화상병의 확산 방어선 구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나무를 매몰하는 모습. 충북도 제공
충북도농업기술원은 충북 충주와 제천에 이어 음성까지 발병한 과수화상병의 확산 방어선 구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나무를 매몰하는 모습. 충북도 제공
충북도가 과수화상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주로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인 과수화상병은 나무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말라 죽는 증세를 보인다.

24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충주시 산척면의 사과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날까지 충주 47곳, 제천 38곳, 음성 4곳 등 모두 89곳에서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간이진단 검사 결과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고 정밀진단에서는 62곳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심신고 과수원 모두가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나머지 27곳도 확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확진 과수원 가운데 44곳에서 매몰 작업을 끝냈고 나머지 18곳에서도 진행 중이다. 또 의심신고 직후부터 ‘과수화상병 대책 상황실’을 꾸리고 총력 방제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농업기술원은 의심 판단 즉시 살(殺)세균제와 살충제 살포, 매몰지 미생물제 소독, 매개곤충 방제 연막소독 등으로 이어지는 ‘3단계 긴급방제’ 조치를 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과수화상병 치료약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구체적인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는 감염 여부 판단이 거의 불가능하다. 전염원 역시 다양한 데다 개방된 과수원의 특성상 차단도 어려운 상황이다.

충북도는 과수화상병이 과수원 인부들이 사용한 전지가위나 예초기 등의 도구를 통해 곳곳에 퍼졌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소독하지 않은 전지가위 등의 도구를 통해 과수화상병이 옮겨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세균은 3년에서 20년까지 잠복해 있다가 나무의 면역이 떨어지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수화상병에 걸리면 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매몰해야 하고, 그 자리에는 3년 동안 다른 유실수를 심을 수 없다. 이 때문에 과수화상병이 해마다 반복될 경우 사과 주산지인 충주와 제천의 사과 산업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충주에서는 1850개 농가가 1870ha에서, 제천은 498개 농가가 50.76ha에서 사과나무를 키우고 있다.

송용섭 충북도농업기술원장은 “충북 북부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발병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 방제 대책을 마련하고 충북의 사과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과수화상병#충북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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