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도로 건설과 관리를 총괄하는 국토교통부 도로국장이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국토부는 음주운전 사실을 경찰로부터 통보받은 지 한 달 넘게 지나 도로국장 A 씨를 보직해임하고 인사혁신처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25일 국토부와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3월 14일 오후 11시 40분경 세종시 한솔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적발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51%였다. A 씨가 몰던 차량이 차선을 지그재그로 넘나드는 걸 이상하게 여긴 시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지 20일 만인 4월 3일 경찰조사를 받았다. A 씨는 3월 25일 열린 최정호 당시 국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준비해야 한다며 조사 일정을 미뤄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음주운전을 한 당일 서울에서 출장 업무를 마치고 인근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신 뒤 버스를 타고 오후 11시경 세종시로 왔다. A 씨는 정부세종청사에 주차해 둔 자신의 차량을 몰고 10분 거리인 집으로 가던 중 시민의 신고로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경찰은 4월 9일 A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넘기면서 국토부에 A 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사실을 알렸다. A 씨가 4월 15일 대전지법에서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자 검찰은 같은 달 24일 국토부에 A 씨에 대한 판결을 알렸다. 하지만 국토부는 5월 22일에야 A 씨를 보직해임하고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며 인사혁신처에 징계를 요청했다. 경찰로부터 음주운전 사실을 통보받은 지 43일 만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검찰로부터 최종 처분 결과를 통보받은 시점부터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며 “한 달 안에만 징계를 요청하면 되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밝혔다.
A 씨는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큰 실수를 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사표를 냈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달 10일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수리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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