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사고 재지정 7월10일쯤 발표…평가위원 비공개”

서울교육감 취임 1주년 기자회견…자사고 관련 입장 밝혀
평가결과도 재지정 여부만 공개 시사…점수는 공개 안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뉴스1 DB © News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올해 13개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총점 및 영역별 점수 등 구체적인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재지정 평가위원 공개 여부에 대해서도 ‘신상털이’를 우려하며 비공개를 시사했다. 서울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는 7월 둘째 주로 예고했다.

조 교육감은 27일 서울시교육감 2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최대현안인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공개 범위에 대한 물음에 “개별학교에는 (총점과 영역별 점수를) 통보한다. 점수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할 뿐이지 알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재지정 여부는 알리되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구체적인 재지정 평가 결과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담당 국장인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도 “현재 전북교육청처럼 하느냐, 경기교육청처럼 하느냐를 두고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발표 이후에도 청문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등의 절차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점수를 공개해야 할지 의문이 있다”고 했다.

앞서 재지정 평가 결과를 공개한 전북교육청은 전주 상산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 총점과 영역별 점수를 밝혔고 경기교육청은 안산동산고의 재지정 통과 여부만 안내했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하기 위해 평가위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사실상 반대했다. 조 교육감은 “현재 재지정 평가기준과 지표에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평가위원 명단까지 공개될 경우 더 확산할 수 있고 불필요한 개인 신상털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적폐청산 국면에서 절차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평가는 바로 또는 사후적으로도 문제가 된다”며 공정한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조 교육감이 언론을 통해 재지정 평가를 둘러싼 논란이 큰 만큼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일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권한 떠넘기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 자사고 재지정 평가와 관련해 예상치 못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어 법·제도적으로 정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상산고 지정취소 결정을 교육부가 부동의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를 신청하겠다고 예고한 것에 대해서는 “법치주의 사회에서 허용된 수단이고 절차여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지정 평가에 따른 자사고 지정취소는 교육부 동의를 받은 뒤 최종 결정된다.

교육부가 서울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에 대해 부동의할 경우 조 교육감도 권한쟁의를 신청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권한쟁의 심판은 행정기관 간 불일치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쿨(cool)한 방법”이라며 “교육부와 교육청이 싸운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이견을 해소하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울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 시기는 “7월 둘째 주”라고 밝혔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7월10일쯤 발표될 전망이다.

한편 조 교육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기 취임 후 지난 1년 간의 소회와 남은 3년 임기 동안 추진할 정책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지난 1년은 행정보다는 학교가 우선인 교육, 가능성이 책임이 되는 교육, 혼자를 넘어 함께가 되는 교육을 추진해 온 한해”라고 자평했다.

지난 1년 간의 주요 성과로는 Δ학교행정 지원을 위한 학교통합지원센터 구축 Δ공영형·매입형 유치원 확대 및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사단법인 설립 취소 등 유치원 공공성 강화 Δ고등학교까지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Δ학생중심 수업·평가 혁신사업인 ‘초3~6 우리가 꿈꾸는 교실’ 도입 Δ특수학교 설립 및 통합교육 인력 지원 확대 Δ기초학력책임지도제 등 기초학력 보장 강화 등을 꼽았다.

향후 3년 계획에 대해서는 “앞으로 4차산업혁명시대에 맞는 협력적·창의적 인재를 기르기 위해 독서·인문교육, 메이커교육, 협력종합예술활동 등을 추구하는 ‘교실혁명’에 교육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학교중심 교육행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혁신학교와 미래학교를 융합한 ‘혁신미래학교’ 모델을 만들고 AI 기반 영어학습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영어교육을 추진하는 등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2기 출범 이후 ‘학교를 위한 교육청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며 “학교와 학생이 먼저인 정책을 펼치겠다는 다짐이 헛된 약속이 아닌, 진심어린 약속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