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영화관에서 토막 난 시신이 발견됐다는 글이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면서 경찰이 긴급출동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28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54분쯤 페이스북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페이스북 ‘광주 충장로-구시청 대신 말씀해드림’ 페이지에 ‘상지 영화관에서 지금 토막시체 발견됐다던데 자세하게 아시는 분?’이라는 내용이었다.
상지 영화관은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 위치한 영화관을 의미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댓글은 3300여개가 달렸고 ‘좋아요’도 900개에 육박했다.
해당 글에는 ‘헐 대박 실화임?’, ‘요즘 어디 세상 무서워서 살겠나ㅠㅠ’, ‘요즘 대한민국 왜 이럼?’이란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글의 사실 여부를 떠나 많은 네티즌이 최근 고유정 전 남편 토막살인, 원룸촌 성범죄 사건 등을 언급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사실 확인을 해달라는 전화가 이어지자 관할 지구대 등에 확인했다. 상무 지구대에는 의심 신고나 별다른 신고가 없었지만, 서부 경찰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곧바로 강력팀을 현장에 보냈다.
강력팀은 영화관 관계자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현장 점검을 벌였다. 점검 결과 ‘토막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현재 해당 페이스북에 올라온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지구대에 따로 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고유정 사건 이후 ‘토막시신’에 대한 충격이 커 현장에 출동해 확인했다”며 “다행히 가짜뉴스로 밝혀졌지만, 대형 사건에 대한 염려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SNS 글을 보고 신고나 문의하는 전화가 부쩍 많아졌다. 특히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글들로 기괴하고 특이한 내용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포심을 느끼고 쉽게 동요하게 된다”며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일부러 가짜뉴스를 유포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페이스북 글이 가짜뉴스로 판명되면서 글을 올린 이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등 법적책임에 대한 궁금증도 일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게시글은 단순한 호기심 유발을 위한 글로 처벌까진 어렵다”며 “하지만 가짜뉴스로 인한 파급력이 크고 사안 중대하면 충분히 허위사실유포 혐의 법적검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허위 사실로 경찰이 출동했다면 공무집행방해까지 성립될 수 있으니 SNS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장난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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