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화재로 대형 참사를 불러올 뻔했던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외벽에 가연성 마감재인 드라이비트가 시공된 사실을 서울시교육청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외부 단열재로 불이 쉽게 붙고, 불에 타면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는 건축재료다. 화재 등 비상 상황 시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교육청이 학교시설에 가연성 소재가 사용됐는지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1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은 ‘드라이비트 사용 학교건물 현황’ 자료에는 은명초가 빠져 있었다. 올 5월 말 기준으로 서울에서 드라이비트가 사용된 건물이 있는 학교는 전체 1363곳 중 419곳(30.7%)이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화재 발생 3분 만에 전소된 은명초 별관 외벽 화재에서 불이 급격히 확산된 원인은 드라이비트 등 가연성 소재가 사용됐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은명초 외벽에는 주로 붉은 벽돌이 사용됐고 알루미늄 복합패널과 드라이비트, 미송나무가 포함됐다”며 “자료를 입력할 당시 주요 자재만 입력하다 보니 드라이비트 사용 내역이 누락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매년 50여 개교에서 드라이비트를 제거하기 위한 외벽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드라이비트 사용 학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어서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