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하면 8학군 부활” 학부모들, 文대통령에게 편지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일 13시 04분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자사고 폐지 및 부당 재지정 평가 반대 서명서 전달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7.3/뉴스1 © News1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열린 자사고 폐지 및 부당 재지정 평가 반대 서명서 전달 기자회견에서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19.7.3/뉴스1 © News1
서울 자율형사립고의 운명을 좌우할 재지정 평가 발표가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자사고 측이 생존을 위한 막판 반격에 나서고 있다.

서울 자사고 학부모들의 모임인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은 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께 보내는 서한문 낭독’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이 (재지정 평가 등을 통해) 자사고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을 막아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서한문은 A4 용지 4장 분량이며 서울 22개 자사고 학부모이름으로 작성됐다.

교육당국은 올해 2기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진행 중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5년 주기로 시행하며 앞선 1기 재지정 평가는 2014~2015년 이뤄졌다.

서울에서는 올해 13개 자사고가, 내년에는 9개 자사고가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교육청이 재지정 평가를 통해 자사고 지정취소 여부를 결정하면 교육부의 동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법령에 따라 자사고를 폐지하지 못 하니 평가의 잣대를 바꿔 폐지하려는 것인가”라며 “그것은 권력을 가진 자의 횡포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권력부터 바로잡아 과거처럼 평등하지 못한 국가 권력에 국민이 실망하고 분노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기득권자가 게임의 룰을 바꿔 게임에 승리하려 한다면 이전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고 덧붙였다.

자학연은 또 “학부모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문사학이며 뚜렷한 건학이념을 가진 서울 자사고들을 평가하고 검증해 선택했다. 또 자녀들의 선택권을 존중해 진학시켰다”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에도 나온 국민 기본권이며 학교 선택권”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자사고 폐지 정책으로) 우리 아이들의 학교 선택권과 교육받을 권리를 명백히 제한하고 평등교육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헌법상 자유와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허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학연은 “서울 22개 자사고 중 강남·서초 소재 학교는 단 5곳에 불과하다”며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다양성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자사고들을 없앤다면 영재고·과학고 쏠림현상이 더 심각해지고 이들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쓰는 사교육비가 수백만원에 이를 것”이라며 “또 강남 8학군이 부활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정책에도 역행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학연은 “학생, 학부모, 학교 동의없는 자사고 폐지는 결코 있을 수 없다”며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이 정치적 성향에 의해 흔들리지 않도록 대통령께서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이들은 서한문 낭독 후 3만여명의 서명이 담긴 자사고 폐지 반대 서명서도 청와대에 전달했다.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대광고 교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자사고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김 회장은 “교육당국은 자사고가 우수학생을 선점한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서울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학생을 뽑지 않고 또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며 “(이런 입시 방식 때문에)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틀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사고가 고교서열화를 조장한다고 운운하는데 서열은 어떤 상황에서도 있기 마련”이라며 “고교평준화 이후에도 강남 8학군, 명문고교는 존재했으며 앞으로 고교체제가 개편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서열화는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자사고 문호를 개방해 다양성과 자율성을 확대하는 게 답”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는 (정부·교육당국의) 자사고 폐지 정책 실현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조변석개하는 자사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와 자사고 폐지 공약에 함몰돼 자행하는 무리한 정책추진은 학부모, 학생, 학교의 상당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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