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학교 942만원 vs 대안학교 1000만원… 서울시 ‘1인당 교육비’ 역차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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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가 대안학교 82개중 45개
2022년까지 ‘서울형’으로 지정, 학교 운영비 지원 40%→87%로
학교밖 청소년-‘인가’ 학교에 견줘… 과도한 지원으로 형평성 논란일듯


서울시가 사실상 ‘무허가 교육기관’이나 다름없는 비인가 대안학교에 학생 1인당 공교육비를 웃도는 지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형 대안학교’로 선정된 비인가 대안학교에 학생 1인당 연간 1000만 원 정도의 교육지원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1인당 평균 공교육비는 942만 원 정도다.

앞서 올 1월 서울시는 서울형 대안학교 지정계획을 처음 발표하며 학생 1인당 ‘공교육에 준하는 수준’인 880만 원의 교육지원비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당초 계획보다 1인당 지원금이 120만 원 정도 더 늘어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안학교 관계자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했더니 시설 개선비 등에 추가 예산이 필요해 더 올렸다”고 설명했다.

시는 올 9월 관련 조례를 고쳐 비인가 대안학교를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만들고 11월 15곳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45개 서울형 대안학교를 지정할 계획이다. 서울형 대안학교로 지정되려면 교육의 공공성과 의사결정의 민주성, 재정운영의 투명성, 교육의 지속 가능성 등 4가지 항목에 부합하고 비인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대안학교는 교육부, 교육청에 등록된 인가형과 그렇지 않은 비인가형으로 나뉜다. 인가형 대안학교는 학력을 인정받지만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을 50% 이상 따라야 하고 교육청의 장학지도를 받는다. 반면 비인가형은 ‘학교’라는 명칭조차 쓸 수 없지만 정부 교육 방침을 따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율성은 최대한 보장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가 대안학교들은 교육부 지침을 하나하나 다 따라야 해서 사실상 대안학교가 아니다”라면서 “(비인가) 대안학교가 희망하면 시립으로 전환해 핀란드처럼 아이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기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 소재 비인가 대안학교는 82곳으로, 이 중 44곳이 서울시로부터 연간 45억 원 정도를 지원받고 있다. 만일 현재 시의 지원을 받는 비인가 대안학교가 서울형 대안학교로 추가 지정되면 현재 전체 학교운영비에서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서 87%로 늘어난다. 학생 20명에 교사 3명 수준인 비인가 대안학교는 연간 1억 원 이상의 지원금을 더 받는 셈이다. 교육과정 개발비와 임대료도 추가로 지원받는다. 서울시는 2022년 연간 비인가 대안학교 교육지원비로 101억300만 원이 쓰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러나 전체 학생을 합쳐도 2000명도 채 되지 않는 서울 소재 비인가 대안학교 학생들에게 과도한 예산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2017년 현재 82곳의 비인가 대안학교 학생은 1900여 명이다.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32억 원), 청소년쉼터(76억 원) 등 대안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정책 예산과 비교했을 때도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인가 대안학교가 ‘제도권’ 인가 대안학교보다 더 많은 지원을 받아 일부 인가 대안학교들이 지원금을 타기 위해 비인가 대안학교로 바뀔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가 위탁형 대안학교는 교육청으로부터 학생 1인당 연간 480만 원 정도를 지원받는다. 현재 서울에는 교육과정, 장학지도, 예산심사 등 교육청의 지도 및 관리를 받는 인가 대안학교가 39곳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울형 대안학교#교육지원비#비인가 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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