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찢어버릴까”…중기부 산하기관 임원 폭언·갑질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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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6일 0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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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16일부터 전면 시행된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 임원이 상습적으로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 등 ‘갑질’ 행위를 했다가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임원은 욕설과 폭언 사실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았지만 신고자 및 하급직원 조사를 통해 일부 녹취록과 진술 등 정황증거를 확보, 정직 2개월의 징계가 내려졌다. 성희롱 의혹도 제기돼 고용노동부 조사가 진행 중이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유섭 의원과 중기부 등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 직원 A씨는 본부장급 임원 B씨로부터 성희롱 및 갑질·폭언을 수 차례 당했다며 중기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지난 2월 신고했다.

중기부 감사관실은 신고자 및 한국벤처투자 직원들과 면담, 피신고자 문답조사 등을 통해 2달여 간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벤처투자 노조도 직원 9명의 진술이 담긴 ‘갑질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 파일과 단체 카카오톡 내용, 증빙서류 등을 감사관실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에 따르면 B씨는 평소 하급 직원에게 “개새X” “씨X” “개지X” 등 욕설을 수 차례 하고, “너는 짤려도 할 말 없다” “입을 잡아 찢어버릴까 보다” 등 폭언을 내뱉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과로 복수하겠다” “직원들 퇴사할때 너 잘되게는 못해도 잘 안 되게는 할 수 있다” 등 갑질 발언도 있었다.

성희롱이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도 적지 않았다. B씨는 “얼굴만 예쁘지 할 줄 아는게 없다” “순악질 여사 닮았다” “여자는 20%만 뽑아야하는데 감사팀이 참관해서 못하게 됐다. 안타깝다” 등 사례가 접수됐다.

이에 대해 B씨는 대부분의 폭언·갑질 언행 사실을 부인했고, 일부 발언의 경우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고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기부 감사관실은 다수 직원들의 증언과 진술, 녹취파일 등 증거 등을 고려해 신고자들의 진술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냈다.

갑질 신고와 조사가 시작되자 신고인에 대한 2차 피해 정황도 드러났다. B씨가 신고인을 인지한 이후 직원 면담이나 메일로 확인을 요구하는 등 자신의 결백을 증빙하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신고인 A씨를 누설해 2차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부 감사관실은 조사결과를 종합해 한국벤처투자에 임원 B씨의 중징계 문책을 요구했고, 한국벤처투자는 이를 수용해 인사위원회를 열고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해당 임원은 재심을 요청했지만 중기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정직 2개월 처분이 최종 확정됐다.

정유섭 의원은 “갑질법 시행을 앞두고 발생한 중기부 산하기관 임원 갑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전 사례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와 징계를 통해 공공기관에서부터 갑질 근절에 앞장서야 올바른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해당 기관에 중징계 요구를 했고, 이에 따라 해당기관은 중징계 안 가운데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리게 된 것”이라며 “공공기관이 먼저 나서 모범을 보여야 할 상황에서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A씨는 성희롱 의혹 제기와 관련해 사측의 자체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내부절차 중지’를 요청, 고용노동부 등의 외부조사를 요청한 상태이다. <뉴스1>은 B씨의 해명과 사측의 공식입장을 듣기 위해 반론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한국벤처투자와 B씨는 이에 대해 “징계가 이뤄진 사안으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만 전해왔다.

한편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개정 근로기준법은 이날부터 전면 시행된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을 접수하면 조사에 착수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해야 한다. 괴롭힘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피해자 요청시 근무지 변경이나 배치전환, 유급휴가 부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만 가해자 처벌 조항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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