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韓 ‘직장 갑질’ 감수성, D 학점”

사진=동아일보DB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서 활동하는 권남표 공공운수노조 공인노무사는 한국 직장인들의 ‘갑질 감수성’을 조사한 결과, “낙제점에 가까웠다”라고 말한다.

권 노무사는 “한국 직장인들의 직장 갑질 감수성은 D 학점이다. 직장인들 대부분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갑질을 하거나 갑질을 당하고 있다”라고 16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말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직장갑질119에서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갑질 감수성을 조사한 결과 평균 64.8점이 나왔다. 직장 갑질 감수성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불합리한 처우를 얼마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지, 그런 문제의식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권 노무사는 “예를 들어 ‘맡겨진 일은 시간외 근무를 해서라도 끝내야 한다’, ‘일을 못하는 직원은 권고사직이 필요하다’ 질문에는 최하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왔다. ‘불합리한 지시가 있더라도 일단 해야 한다’는 답변이 거의 50점을 겨우 넘었다”라며 “개인 행복보다는 회사에서 일 중심, 혹은 성과 중심 문화가 너무나 팽배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답변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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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등이다.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해 취업규칙에 필수적으로 기재하고,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작성·변경한 취업규칙을 신고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된 경우 사용자는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사실을 신고하거나 피해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해고 등 피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는 것도 금지된다.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권 노무사는 “(피해 근로자가 신고를 하면) 사용자는 사실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근로자한테 유급휴가를 준다거나 보호조치를 해야 하고, 가해자한테는 적정한 징계를 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지청에 신고하거나 직장갑질119에 제보하는 것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