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 전 의원이 생전 남긴 ‘가상 유언장’이 주목받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1년 종합문예지 ‘한국문인’ 6/7월호에 ‘○○, ○○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라는 제목의 가상 유언장을 기고했다. 유언장에는 가족에 대한 애정과 조언, 정치인으로서의 힘든 삶 등이 담겨 있다.
정 전 의원은 가상 유언장에서 “아빠가 이 세상에서 너희를 제일 사랑했다는 사실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마지막으로 꼭 해주고 싶었다“며 “너희가 있어 나는 늘 행복했고, 너희가 없었으면 내 인생은? 글쎄?”라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이제 와서 고백하지만, 난 너무 완벽한 인생, 후회 없는 인생을 추구해왔다. 애초부터 되지도 않을 일인 걸 알았지만 결코 포기가 안 되더구나”라며 “그 덕분에 내 인생은 너무 고달팠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정 전 의원은 자식들에게 “너희는 참 마음이 비단결같이 고운 사람들이다. 아빠도 원래 그랬는데, 정치라는 거칠디 거친 직업 때문에 많이 상하고 나빠졌지”라며 “너희도 가급적 정치는 안 했으면 좋겠다. 여기에 한번 발을 담그면 빠져나오기가 참 힘들지. 늘 권력의 정상을 향해서 가야 하니까…”라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유언장을 처음 쓸 때는 막연하고 막막했는데, 이런 식으로 쓰다 보니 끝이 없을 것 같다”며 “속편을 더 쓰기 위해서는 며칠이라도 더 살아야겠구나“라며 글을 마무리 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은 16일 오후 4시 25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후 3시 42분경 정 전 의원의 부인은 자택에서 정 전 의원이 남긴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접수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드론과 구조견을 투입해 수색, 북한산 자락길에서 정 전 의원의 시신을 발견했다.
정 전 의원은 ‘가족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의 구체적인 내용은 유족의 뜻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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