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노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아베 정권을 규탄하면서 오는 20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노동당 등 노동단체와 정의기억연대·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60여개 단체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정권은 자신들의 침략과 식민지배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 사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 배상판결을 내리자 여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기존에 포괄 수출허가이던 3개 소재를 개별 수출허가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일본의 이 같은 조치가 “전범국이자 가해자가 과거 청산을 제대로 하라고 요구하는 피해자를 길들이려 보복을 하려는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은 1965년 굴욕적인 한일 협정을 배격하고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가 정당하다는 것을 밝힌 역사적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대표는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드는 적반하장”이라며 “아베의 언행은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을 하기 위해 참의원 선거에서 의석을 확보하려는 목표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촛불시민들이 다시 일어나서 아베의 부당한 조치에 맞서 투쟁하자”며 “오는 토요일 오후 여섯시에 일본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제안한다”고 외쳤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일본은 사죄와 배상을 하려는 생각도 의지도 없이 지금도 가해자”라며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일본 제국주의자의 외손주라는 자가 조선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후예가 일군 경제를 다시 침략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를 향해 “이번 무역보복을 굴욕적인 한일관계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오는 20일 오후 6시 일본대사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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