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법원의 직권 보석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로써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된 지 179일 만에 풀려나게 됐다.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22일 “변호인 상의 결과, 보석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을 직권으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보석조건으로 주거와 통신제한, 보증금 납입을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양 전 원장의 주거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소재 자택으로 제한했고,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양 전 원장이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이 사건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들 또는 친족과 접촉하지 못하게 했다.
재판부는 “이들과 전화, 서신, 팩스,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전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그밖의 어떠한 방법으로 연락을 주고받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납입해야 할 보증금 규모는 3억원으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양 전 원장 또는 배우자, 변호인이 제출하는 보석보증보험증권 첨부의 보증서로 갈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석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보석을 취소하고 보증금을 몰취하는 한편 양 전 원장에 대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다고 재판부는 경고했다.
검찰은 지난 12일 공판에서 양 전 원장 보석과 관련해 “증거인멸 가능성에 대비해 사건 관련자, 특히 증인신문이 예정된 이들과의 접촉을 금하고 변호사와 제3자 접견을 통한 통신금지, 출국금지와 같은 엄격한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항소심 재판부가 지난 3월 구속기간 만료 한달 전 보석 허가로 그를 석방하며 주거·외출 제한, 접견·통신금지, 10억원의 보증금 납입 등 ‘자택구금’ 수준의 조건을 붙인 바 있다.
그러나 양 전 원장 측은 구속만기를 앞둔 상황인 만큼 보석보다는 구속취소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구속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피고인에 대해 특별히 불이익이 되지 않는 내용으로 석방조건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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