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 중 8명은 아동기 한 번이라도 폭력이나 학대 등 부정적인 경험을 한 가운데 절반가량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폭력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제2차 인구포럼에서 류정희 아동복지연구센터장은 18세 미만 자녀를 둔 성인 4008명(남성 1934명, 여성 2074명)을 대상으로 한 ‘생애주기별 학대경험의 상호관계성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 번이라도 아동기 부정적 생애경험이 있는 비율은 78.9%, 전혀 없었던 비율은 21.1%였다.
남성의 80.9%가 어렸을 때 부정적 경험을 했다고 답해 여성(77.1%)보다 그 비율이 3.8%포인트 높았으며 0점부터 점수를 매겼을 때 7점 이상 높은 부정적 경험이 있는 비율도 남성이 11.0%로 여성(5.3%)의 2배 수준이었다.
부정적인 경험으로는 학교폭력, 정치적 폭력, 강도 및 조직폭력 등 집단폭력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비율이 52.7%로 가장 높았으며 지역사회폭력 목격경험 49.7%, 가족 구성원들 간 폭력 목격경험 49.1%, 정서적 학대 경험 47.8% 순으로 집꼐됐다. 아동기 신체적 학대 피해 경험률은 26.1%, 또래폭력의 경우 27.5%였다.
연령별로 43세 이상의 부정적 경험 비율이 43세 이하보다 높았는데 집단폭력(10.4%포인트), 정서방임(9.3%포인트), 정서학대(8.3%포인트), 신체적 학대(7.7%포인트) 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경제활동상태로 구분해 보면 자영업 및 무급가족종사자(89.6%)와 임시 및 일용노동자(85.8%) 등에서 상대적으로 부정적 경험 비율이 높았다.
성인기에는 군대폭력 경험이 두드러졌다. 응답자의 65.3%가 군대폭력 피해자였으며 48.4%는 가해자였다.
직장폭력 피해를 겪은 사람은 25.7%였는데 이는 가해(13.1%) 경험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치다. 데이트폭력은 5.6%가 피해를 경험했고 5.1%는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 피해율은 여성에서, 가해율은 남성에서 높았다고 류정희 센터장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아동기 부정적 경험이 있으면서 성인기에도 폭력을 겪은 응답자는 전체의 41.6%를 차지했다. 과거 피해를 경험하지 않은 비율은 18.8%에 그쳤다.
부정적인 경험은 가정 내에서 대물림된다. 현재 가정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2153명 중 52.8%는 아동기와 성인기 모두 피해를 경험했으며 36.7%는 아동기에 부정적 생애경험(1.5%는 성인기 피해경험)을 갖고 있었다. 과거 생애과정을 통틀어 피해경험이 없는데도 가정폭력을 휘두른 경우는 9.1%에 불과했다.
류정희 센터장은 “아동기 학대경험은 과거 성인기 폭력경험과 맞물려 있으며 이는 다시 현재 가정폭력 가해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학대 및 폭력이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과 결과는 그 폭과 깊이가 크고 깊다”며 “정책 개입에 있어 생애 초기발달과정에서 아동기 학대뿐만 아니라 삶의 부정적 경험을 최소화해 전반적인 아동기 발달환경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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