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조롱 청년들,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 ‘무릎 사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6일 03시 00분


이옥선 할머니 “이번에는 용서”

2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해 물의를 일으킨 청년들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 나눔의집 제공
2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해 물의를 일으킨 청년들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 나눔의집 제공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한 청년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가 사죄했다.

25일 경기 광주시 ‘나눔의집’에 따르면 A 씨(31) 등 3명은 24일 오후 3시경 나눔의집을 방문해 할머니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정말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다”면서 울먹이며 사죄했다. 나머지 한 명은 20일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나눔의집을 찾아 용서를 구했다.

이옥선 할머니(93)는 “소녀상이 길에 가만히 앉아 있는데 추우면 목도리를 하나 갖다 줬나, 여름에 뜨거우면 모자를 한 번 씌워 줬나”며 “침을 왜 뱉느냐”고 꾸짖었다. 그러나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A 씨 등 4명은 6일 0시 8분경 경기 안산시 상록수역 광장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조롱하다가 이를 제지하는 시민과 시비가 붙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은 일본어로 “천황 폐하 만세”라고 외치기도 했다.

광주=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소녀상 조롱#위안부 피해 할머니#사죄#나눔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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