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남서 발생한 신생아 유기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아기 저고리. (경남경찰청 제공)
경남의 한 중소도시에서 40대 여성이 여아를 출산한 뒤 유기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머물고 있는 아이는 건강하다.
경남경찰청은 40대 주부 A 씨를 영아유기 혐의로 26일 불구속 입건하고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9일 자신의 집에서 여아를 출산한 뒤 다음날 오전 10시 반경 평소 알고 지내던 한 할머니의 주택 헛간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헛간 인근에 사는 B 씨(39)를 용의자로 지목해 수사를 벌였으나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모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B 씨의 허위 자백으로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다.
경찰은 지역 내 병원을 탐문해 10일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A 씨를 추적하다 출산과 아이 유기 사실을 파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 씨와 여아의 DNA가 일치한다는 통보도 받았다.
A 씨는 경찰에서 “자녀가 많고 가정형편이 어려운데다 건강도 좋지 않아 고민을 했다.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이 데려다 잘 키울 것으로 기대하며 평소 알고 지내던 할머니 집 헛간에 두고 왔다”고 진술했다. 이어 “뉴스에서 (아이 관련 보도를 접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지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A 씨는 임신 사실도 뒤늦게 안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남편은 부인이 ‘남의 아이’라고 둘러대 출산 사실은 모른 채 부인과 아이를 태우고 할머니 집 헛간까지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남편의 사전 인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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