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와 폭력을 참지 못해 함께 살던 80대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준명)는 26일 존속상해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10월 1일 오후 4시께 충남 홍성군 소재 함께 살던 아버지 B씨(87)의 집에서 B씨로부터 핀잔을 듣고, 효자손으로 뒤통수를 맞자 격분해 실랑이를 하던 중 아버지의 얼굴과 귀를 손과 효자손으로 수회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년 전 부터 농사를 지으며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지만 아버지로부터 생활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구박을 받는다고 생각해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아버지를 폭행하지 않아 책임이 없고,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사실 오인과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피고인의 옷에 남은 혈흔 등을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원심 판단은 상당히 수긍할 수 있고, 피고인이 술을 마신 것으로는 보이지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형제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더라도 아버지의 목숨을 빼앗은 결과를 가볍게 볼 수 없다”며 “끊임 없는 잔소리와 폭력이 어느 정도 원인이 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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