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종업원들에 “창고 물빼라” 시킨 클럽간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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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클럽 붕괴사고 ‘예고된 人災’]추가붕괴 위험에도 작업지시 논란
경찰, 클럽내 마약유통 여부도 조사

2명이 숨지고 25명이 다친 ‘광주 C클럽 복층 구조물 붕괴사고’ 당시 이 클럽 간부 직원이 종업원들에게 창고 물빼기 작업을 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고 현장에 출동한 119구조대원들의 요청에 따라 클럽 밖으로 대피했던 종업원들이 간부 직원의 지시로 사고가 난 클럽 안으로 다시 들어가 맥주창고 배수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 클럽 종업원들에 따르면 27일 오전 2시 38분경 사고가 난 뒤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원들은 클럽 안에 있던 손님들과 종업원들을 밖으로 대피시켰다. 하지만 종업원들은 “맥주창고에 물이 찼다. 배수작업을 하라”는 A 씨의 지시를 받고 다시 클럽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고 한다. 복층 구조물이 무너질 때 배관이 함께 터지면서 맥주를 보관하던 창고에 물이 찬 것으로 알려졌다.

한 종업원은 “배수 작업을 한창 하고 있는데 119구조대원이 ‘위험한데 왜 들어왔냐’고 해 클럽 밖으로 다시 나왔다”고 말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C클럽 공동 소유자 3명 중 한 명이 인근에서 또 다른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정황을 파악하고 이 클럽의 시설물 안전 실태도 점검하기로 했다. 본보 기자가 28일 0시 반경 찾아가본 이 클럽에는 250여 명의 손님이 클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경찰은 이번 붕괴사고 수사본부에 마약수사대도 참여시켜 C클럽 내에서 ‘물뽕’ 등의 마약 유통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C클럽 테이블 등에 있던 술병과 술잔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3월 광주 지역 전체 클럽을 조사했으나 마약 유통 사례가 적발된 적은 없었다”며 “하지만 이번 붕괴사고를 계기로 다시 한번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김소영 기자
#광주 클럽 붕괴사고#추가붕괴 위험#작업지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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