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 “北,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당연히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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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1일 08시 14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KIDA 국방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KIDA 국방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31일 “최근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통해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없이는 우리 군의 시대적 과업을 성공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이 강원도 삼척항을 통해 들어온 이후 해군 2함대 허위자수 사건, 중러 군용기의 방공식별구역(KADIZ) 침입 및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안보 현안이 연이어 발생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북한의 소형 목선, 해군 2함대 허위자수 사건을 조치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이 국민께 많은 심려 끼쳤다”면서 “경계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안이한 상황 판단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하지 못해서 불필요한 은폐·축소의혹을 키운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군 고위직의 잘못된 인식으로 상황 키운데 대해 책임 통감하고 있다”면서 “따가운 질책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북한이 오전 오전 5시6분과 5시27분께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에 대해서는 “미측의 감시자산에 당연히 포착했고 우리 군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이지스함에서 포착해서 현재 분석 작업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 북한이 지난 25일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에 대해 “저고도에서 풀업(하강단계서 상승) 기동을 해서 요격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 방어자산의 요격성능 범위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전환기적 사고를 바탕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새로운 군으로 환골탈태 하겠다”면서 국방태세 확립, 국방개혁 2.0 추진,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전작권 전환 준비, 병영문화 혁신 등 주요 국방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군사 대비태세나 한미동맹이 약화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며 우리 군은 더욱 강한 힘을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갈 역량을 갖추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늘 새벽에도 북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가 올해 새로 발간한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 등 바뀐 한반도의 안보 환경을 반영해 북한을 적으로 표현했던 기존 내용을 ‘군사적 위협’으로 변경됐다.

문재인 정부 첫 국방백서인 ‘2018 국방백서’에도 기존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했던 문구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로 바뀌었었다.

이에 정 장관의 이번 발언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북한을 겨냥한 가장 강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동북아 지형 안정의 핵심 축으로 발전해 온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철통같이 강력하다”면서 “한미동맹은 앞으로 한반도, 동북아,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면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또 “한반도 안보 상황이 바뀜에 따라 주한 미군 철수 주장 등을 하는 것은 분열 조장하는 아주 잘못된 주장”이라면서 “한미 동맹은 두터운 신뢰 뿌리 갖고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고, 남북관계가 좋아지더라도 한미동맹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9.19 군사합의에 대해 “9.19 합의와 군 교육 훈련은 전혀 별개”라면서 “이로 인해 우리 군의 안보태세 약해지지 않고 오히려 강해지고 있는데, 이는 우리 군의 강력한 힘과 대비태세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합의 이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또 “최근 우리 군을 정쟁의 소재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게 솔직한 심경”이라며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정부와 군을 북한 세력과 동등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대단히 안타깝다”면서 “일각에서 군을 매도하고 호도하는 것은 안보를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땅, 바다, 하늘에서 임무에 전념하고 있는 58만 장병들의 노고를 폄하해선 안된다”면서 “국가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전념하는 군을 정치적 시각으로 비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4S와 청정국방이라는 우리 군의 현재와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4S는 강한 군(Strong force), 스마트한 군(Smart force), 첨단과학기술군(Scientific force),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군(Socially responsible force)을 의미한다.

‘청정국방’은 청렴한 국방, 정직하고 정의로운 국방, 국민을 위하고 국민에게 신뢰받으며 사기충전한 국방, 방위태세를 완벽히 구축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국방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정 장관이 지난해 9월 취임식에서 언급한 말이다.

이번 포럼에는 군 주요직위자, 군사전문가, 오피니언 리더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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