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서 잠들었는데 가슴에 손이” 유튜버 꽁지, 성추행범 직접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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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7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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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꽁지 유튜브 캡처
사진=꽁지 유튜브 캡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약 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꽁지가 고속버스에서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꽁지는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고속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라는 11분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영상 설명란을 통해 “3일 오전 11시 40분에 서울 고속터미널 역에서 출발해 동대구역으로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합의, 선처 절대 할 생각 없다. 제가 받은 정식적 피해와 금전적 손해까지 전부 포함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의 형벌이 내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꽁지는 11분 분량 영상을 통해서도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꽁지는 당시 함께 버스에 탄 친구와 앞뒤로 떨어져 앉게 됐다. 꽁지는 통로쪽 자리에 앉았고, 그 옆 창가 자리엔 한 남성이 탔다.
사진=꽁지 유튜브 캡처
사진=꽁지 유튜브 캡처

버스가 출발한지 1시간 30분정도 지났을 때쯤 꽁지는 누군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황한 그는 자연스럽게 잠에서 깬 척하면서 눈을 천천히 떴고, 옆자리 남성이 손을 다급히 치우는 모습을 보게 됐다.

꽁지는 이 남성의 범행을 확실히 포착하기 위해 다시 잠자는 척을 했다. 수치스러워서 참을 수 없었지만, 그렇게 하면 남성이 다시 자신의 몸을 만질 거라 예상했다고. 15분쯤 지나 꽁지는 남성의 손이 다시 자신의 가슴 쪽으로 들어오는 걸 느꼈고, 재빨리 남자의 팔뚝을 움켜쥐고 사과를 요구했다.

꽁지는 경찰인 남편에게 문자로 이 사실을 알렸다. 뒷자리에 앉아있던 친구도 이 사실을 알게 돼 경찰에 신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후 꽁지 일행과 함께 한 휴게소에 내린 남성은 “진짜 제가 미쳤었다. 제가 원래 안 이러는데 미쳤었던 것 같다. 진짜 정신이 나갔었나보다. 누구한테 살면서 나쁜 짓 한 적이 없는데 제가 미친놈”이라고 연신 사과했다. 이 남성은 출동한 경찰들에 의해 붙잡혔다.
사진=꽁지 유튜브 캡처
사진=꽁지 유튜브 캡처

영상 말미에서 꽁지는 “가해자는 타 경찰서로 넘어가고 저는 경북 서부 해바라기 센터로 넘어가서 여성 경찰관님과 함께 진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널에 (영상을)올려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공유해 어딘가 있을지 모르는 예비 범죄자들에게는 강한 경고를 피해자분들에게는 위로와 도움이, 성범죄 사건 해결에는 충분한 선례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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