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고유정 거짓말, 일찍 캐치했어야”…책임자 3명 감찰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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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7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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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고유정 전 남편 살인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피의자의 거짓말에 휘둘렸다는 점을 인정하며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 등 책임자 3명에 대한 감찰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의뢰 내용은 사건 초기 졸피뎀 등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점, 박 전 서장이 고유정 검거 영상을 언론에 제공한 점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7일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에 대한 현장점검을 했다”며 “점검 결과, 초동조치와 수사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을 확인했다. 지휘 책임을 물어 수사책임자 3명을 감찰 조사 의뢰할 예정이다. 대상자는 전 서장, 경찰서 여청과장, 형사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신고 접수 후 초동조치 과정에서 최종 목격자(고유정), 목격 장소에 대한 현장 확인이 지연됐고, 주변 폐쇄회로(CC)TV 등 수색이 지연된 부분”이라며 “압수수색 시 졸피뎀 등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부분을 확인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적절한 수사 지휘가 됐는지 정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어서 감찰 조사를 의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 보도된 피의자 검거 장면 촬영 영상과 관련해서도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개된 것을 확인했다”며 “규칙위반 여부 소지도 있어서 같이 감찰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건 장소 주변 CCTV 수색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수사 당시 펜션에서 가장 가까운 CCTV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차량을 봐달라’ 등 다른 요청이 있고 하니까 현장에선 쫓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선 인력을 추가 투입하거나, 다른 대안 찾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다. 일선 직원들이 현장에서 어려움으로 하소연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압수수색 당시 졸피뎀 등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서는 “졸피뎀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과 적극적인 지휘가 필요치 않았나 하는 고민에서 그 부분도 감찰 조사에 포함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서장이 영상을 언론에 제공한 것과 대해선 “총 3차례 (유출했다)”며 “한 번은 본인 서장 때 했고, 나머지 두 번은 (자리를) 옮기셔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서장이 본인이 책임을 감수하겠다. 제 불찰이다(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사건 초) 최종목격자(고유정)가 하는 거짓말에 대해 휘둘렸다”며 “사실 판단을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 보다 더 일찍 거짓말이란 걸 캐치 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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