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청소년폭력예방재단(푸른나무 청예단)을 설립한 김종기(72·국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공동 위원장)씨가 ‘2019 막사이사이상’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막사이사이재단 이사회는 ‘학교폭력으로 자녀를 잃은 아픔을 이겨내고 학교폭력 예방과 비폭력문화 확산에 힘쓴 공로’로 (재)푸른나무 청예단 김종기 설립자를 2019년 막사이사이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김종기씨의 이번 수상은 1962년 언론인 장준하를 비롯하여 한국인으로서는 16번째이고, 2007년 김선태 목사 이후 한국인으로서는 12년만의 수상이다. 시상식은 오는 9월 9일 필리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씨는 대기업 간부로 해외 근무 중이던 1995년 6월,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이 학교폭력의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사고를 겪었다.
이후 학교는 사건을 덮으려 쉬쉬하고, 가해 학생 부모들은 제 자식 챙기는데 급급한 상황에서 “아들을 지키지 못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며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청예단 설립을 결심했다.
이후 그는 전국 어딘가에서 ‘먼저 떠난 아들’처럼 학교폭력이라는 괴물과 홀로 싸우며 아파하고 있을 청소년들 돕고 더 이상 자신과 같이 학교폭력으로 자녀를 잃는 부모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기업의 임원직을 사직하고 (재)푸른나무 청예단을 세운 것이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세상에 알리고 고통 받는 청소년과 부모에게 도움을 주려고 시작한 일이지만 길은 험난했다. 학교폭력이라는 용어조차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빠듯한 운영비로는 직원의 급여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 외롭고 힘든 싸움이었지만 아들을 생각하면 중간에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사회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학교폭력관련 법률 제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당시 47만명 국민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청원했다. 이른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시작이었다.
이 같은 노력이 전해지면서 차츰 전국 각지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힘을 보태 크고 작은 후원금이 모이기 시작하고 (재)푸른나무 청예단도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더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
이후 (재)푸른나무 청예단은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를 부여받은 청소년 NGO로 성장ㅎㅐㅆ다.
지금은 전국 14곳의 지부 및 10개의 청소년 운영시설과 함께 학교폭력 피해학생 및 가족을 위한 전문상담, 학교폭력 갈등과 분쟁을 조정하는 전문 조정,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위한 장학지원, 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청소년 비폭력문화 ㅋ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또 학교폭력실태조사 연구와 관련 전문도서 출간 등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은 물론 비폭력문화 확산을 위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김종기 설립자는 수상소감으로 “아들을 먼저 보내고 힘들게 지낸 삶에 대한 큰 위로와 격려를 받은 것 같다”고 밝히고 “한 개인의 아픔을 학교폭력 근절이라는 국가적 아젠다로 승화시켜 사회 변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헌신적으로 함께하고 있는 (재)푸른나무 청예단 임직원 및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라며 감사와 존경의 공을 돌렸다.
그는 또 “침묵이 없으면 폭력도 없으며, 희망은 도움에서부터 시작된다”며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해 국민 모두가 함께 동행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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