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보도블록 수만 장을 처가의 주택 공사에 쓴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5급 공무원 이모 씨가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의 한 구청 과장으로 일하던 이 씨는 2017년 3월 같은 구청 팀장에게 요청해 서울시로부터 재활용 보도블록 2만6280장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이 씨는 이 보도블록을 자신의 처가 주택 공사에 사용했다.
2017년 서울시 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되면서 이 씨는 서울시로부터 강등 징계와 함께 횡령 금액의 2배인 290여만 원의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까지 받았다. 이 씨는 “‘서울시에서 재활용 보도블록 보관 및 폐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사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씨는 34년간 근무하며 장관 표창을 3차례 받는 등 징계 처분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씨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재활용 보도블록은 2016년까지 유상 판매돼 폐기물로 볼 수 없다”면서 “재활용 보도블록은 공공 가치와 활용 가치를 고려해 처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30년 넘게 공무원 생활을 해온 이 씨가 공용물품이자 공사자재인 재활용 보도블록을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임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또 “누구보다 높은 준법의식과 도덕성을 갖춰야 할 이 씨가 보도블록을 공공 용도로 사용할 것처럼 신청한 다음에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잘못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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