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례 행정기관 찾은 탈북 모자…복지부, 오늘 읍면동 공무원 간담회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0일 13시 46분


코멘트

작년 10월 아동수당 신청후 12월 2번 더 방문
임대주택 3종 임차료체납 정보만 요구한 복지부
SH공사는 규정에서 사라진 '재개발임대'로 분류
행안부·복지부, 범부처 복지 전달체계 개선 논의

북한이탈주민 모자가 아동수당 신청 이후 두차례 더 행정기관을 방문했는데도 이들의 위기상황이 포착되지 않은 데 대해 복지당국이 읍·면·동 주민센터 현장 파악에 나섰다.

월세 등을 1년 넘게 내지 못했는데도 임차료 체납 정보 제공 대상에서 빠진 건 이들 모자가 살던 아파트가 옛 기준인 ‘재개발 임대’로 계속 분류됐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20일 읍·면·동 복지 업무 담당 공무원 25명과 간담회를 열고 복지 서비스 안내 및 연계 과정 등 현장에서 이뤄지는 업무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소득인정액(소득평가액+재산 소득환산액)이 0원인 이들 모자가 총 세차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고도 기초생활보장제도 상 생계급여 등을 연계받지 못한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사회보장 시스템 기록에 따르면 어머니 한모(42·여)씨는 지난해 10월 아동수당과 가정양육수당(0~6세 아동 보육료·유아학비 지원) 신청을 위해 주민센터를 찾았다. 당시는 아동수당이 소득 하위 90% 가구에만 지원돼 소득·재산 조사가 이뤄져 한씨의 소득인정액이 0원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던 때다.

그러나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다른 복지급여로 연계되지 못했다. 관악구청은 “당시 아동수당 신청과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폐지에 따른 집중신청기간 운영 및 대상자 발굴업무로 업무량이 폭증했던 시점이었다”고 소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에도 한씨는 12월 7일과 17일 아동수당과 가정양육수당 입금 계좌 변경을 위해 주민센터를 두차례 더 찾은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다.

복지부는 이때도 복지 대상자의 자격, 수혜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원스크린’에서 소득인정액 확인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관악구에선 계좌 변경 절차상으론 소득인정액까지 볼 수는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한씨가 기초생활보장제도상 급여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이 중국 국적 남편과 이혼했다는 확인서 제출을 요구했다는 증언까지 나온 상태다.

이에 복지부는 읍·면·동 담당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통해 현장에서 실제 어떤 과정으로 복지 연계 업무 등이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키로 한 것이다.

증평 모녀 사건을 계기로 발표한 ‘복지 위기가구 발굴 대책’ 후속 조치로 마련된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스템은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사람이 3개월 이상 임차료를 내지 못했을 때 해당 가구 정보를 수집해 위기가구로 지정하고 있지만, 이들 모자는 월세와 관리비 등을 18개월 체납했는데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이 살던 아파트가 복지부가 수집 대상으로 지정한 ‘국민임대’, ‘영구임대’, ‘매입임대’가 아닌 ‘재개발 임대’ 아파트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개발 임대’ 아파트라는 기준이 옛 기준이라는 점이다. 현행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공공임대주택의 7가지 유형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복지부가 정보 제공을 요청한 국민임대주택에 해당하는데,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이런 사실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이들 모자가 살던 아파트는 정보 제공 대상에서 빠졌다.

게다가 SH공사의 공공임대주택 임차료 체납 정보는 전산망이 아니라, 2개월마다 SH공사가 복지부 요구 정보를 자체적으로 취합해 문서 제출하는 방식으로 수집됐다.

SH공사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올해 3월 공공임대주택을 7가지로 분류했는데 기존 분류 기준에 따라 재개발 임대로 분류하다보니 복지부에 제출하는 자료에서 빠졌다”며 “공공임대주택 유형에 대해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다 보니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는데 앞으론 시행령 기준에 맞춰 정보 제공 대상에 포함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등은 2017년 11월부터 운영 중인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추진단’을 ‘행정복지서비스 개편 추진단’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올해 초부터 논의 중이다. 기존 읍·면·동 중심 차원을 벗어나 전체 복지 전달체계를 효율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행안부 관계자는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국민들께 적절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전달체계를 효율화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조직개편 논의가 있었다”라며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인 사안으로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