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19일 김경수 2심 증인 나와
"최종 결정 해달라며 킹크랩 설명해"
시연회 상황 설명하며 진술 엇갈려
포털사이트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52) 경남도지사 항소심에 증인으로 나온 ‘드루킹’ 김동원(50)씨가 “김 지사가 (킹크랩을) 앞에 놓고 뚫어지게 봤다”고 주장했다. 다만 증언 과정에서 김씨의 일부 진술은 오락가락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19일 컴퓨터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 항소심 1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김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지사와 김씨가 공식적으로 대면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씨는 지난해 5월께 한 언론사에 보낸 옥중편지를 통해 2016년 9월28일 김 지사가 경기 파주에 위치한 느릅나무 사무실인 일명 ‘산채’를 찾았고, 같은해 11월9일 방문 때 ‘킹크랩 시연회’를 통해 매크로 댓글조작 프로그램의 초기 버전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이날 항소심에서도 김 지사 측 변호인이 ‘시연했다고 하는 시점에서 김 지사가 휴대전화를 어떻게 봤나’고 묻자 김씨는 “이렇게 앞에 놓고 뚫어지게 봤다”고 답했다. 김씨는 김 지사의 모습을 흉내 내듯 고개를 숙이는 몸짓도 보였다.
이어 김씨는 “우리가 대선에 준비해 이런 부분을 하겠다고 최종 결정을 해달라고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킹크랩에 관한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16년 11월9일 산채에서 김 지사와 저녁식사를 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당시 저녁식사는 킹크랩 시연회가 이뤄진 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로그 기록상 당시 킹크랩이 작동된 시간은 오후 8시7분15초~8시23분53초다. 김 지사 측은 당시 오후 7시께 도착해 저녁식사를 1시간 동안 하고,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브리핑을 1시간 동안 들은 뒤 산채를 떠났기 때문에 킹크랩 시연회를 볼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날 김씨는 당시 “김 지사가 늦는다고 문자 메시지를 해서 오후 6시30분에 저희끼리 20분 정도 식사를 했고, 오후 6시50분에 김 지사가 와서 맞이한 것 같다”며 “김 지사가 홀로 들어와 차 한잔 마신 뒤 브리핑을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김씨가 김 지사 측 주장과 달리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이날 증인신문에서 양측의 주장은 좁혀지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렸다. 한편 김씨는 증언 과정에서 일부 진술을 엇갈리게 말했다. 김씨는 당시 시연회 상황을 설명하며 “‘둘리’ 우모씨가 들어와 킹크랩 시연을 보여주고 하는 과정에서 허락을 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김씨는 “(김 지사) 반응을 들을 때 우씨는 굳이 들을 필요가 없어 내보냈다”면서 “우씨가 있으면 평소 김 지사 성격에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을 것 같아 나가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씨에게 킹크랩 시연 준비를 지시한 시기에 대해서도 “김 지사가 오기 일주일 전 쯤인 것 같다”고 밝혔다. 김씨는 1심에서는 “김 지사가 산채 방문하기 2~3일 전에 준비하라고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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