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타파’ 강타]제주-김해공항 등 여객기 결항사태
전남 섬 잇는 여객선 93척 운항중단… 1명 숨지고 22명이상 부상
대한해협 통과해 동해로 빠져나가
제17호 태풍 ‘타파(TAPAH)’가 제주 동부와 대한해협을 통과하면서 일부 지역에는 이틀 동안 7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폭우와 강풍으로 사상자가 발생했고 침수, 정전, 단수, 붕괴 등 피해도 이어졌다.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태풍 타파의 피해로 1명 이상이 숨지고 22명 이상이 다치는 등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제주, 경남 등 8개 권역 8093가구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1일부터 22일 오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 한라산 어리목 774.5mm, 제주시 윗세오름 679mm, 부산 102.3mm 등이었고 순간최대풍속은 전남 여수시 초속 42.2m, 제주 서귀포시 지귀도 초속 40.6m 등을 기록했다.
특히 강풍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시 화북동 삼화LH아파트 입구 사거리에선 신호등이 꺾였고 건입동과 조천읍 등에선 전신주가 크게 기울었다. 김녕항, 추자항에서는 레저보트가 전복됐고 제주 지역 3335가구에서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부산 해운대 고층빌딩 일대에 초속 50m의 바람이 불었다고 밝혔다. 22일 연제구 거제동에서는 6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강풍에 넘어진 가로등에 부딪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수영구의 한 아파트에선 자전거 보관소 지붕이 바람에 날려 40대 행인이 머리를 다쳤다. 해운대구 반여동의 한 목욕탕에서는 가로 2m, 세로 1.5m의 대형 유리창이 강풍에 깨져 인도로 떨어졌다. 전날 오후 10시 반경 부산 부산진구의 한 주택에서는 기둥이 붕괴돼 1층에 살던 70대 여성이 건물 잔해에 깔려 숨졌다.
울산 울주군에서는 60대 선장이 자신의 배가 표류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배를 인양하기 위해 해경 경비함을 타고 가는 과정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해경은 곧바로 선장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울산 남구 삼산동의 오피스텔에선 외벽이 떨어져 인근에서 교통통제를 하던 울산남부경찰서 윤모 경장이 파편을 머리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조선 영조 때 조성된 섬진강 소나무숲인 경남 하동군 하동읍 하동송림(천연기념물 445호)에서는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졌다.
전남 목포시에선 교회 건물 외벽에서 벽돌이 떨어지면서 50대 여성이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이 여성은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신안군 압해읍과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는 강풍으로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농경지 피해도 컸다. 전남도에 따르면 나주 신안 해남 진도 목포에서 496ha의 농경지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장성 무안 광양 여수의 논 57ha에서 벼가 쓰러졌다. 전북 지역에서도 논과 밭 49ha에서 농작물이 쓰러지거나 물에 잠겼다.
여객기와 여객선의 결항도 속출했다. 바다에서 계류 중이던 일부 선박은 좌초하기도 했다. 22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운항 예정이던 항공기 478편 가운데 300여 편이 결항했고 여객선 운항도 중단됐다. 선박 1900여 척도 긴급 피항했다. 김해공항은 192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에서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도 대부분 결항했고 무안공항에서는 국제선 일부만 운항했다. 전남 지역 섬을 잇는 54개 항로 여객선 93척도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울산 일산해수욕장 앞 해상에 계류 중이던 요트 2척은 높은 파도에 떠밀려 백사장에 좌초됐고 부산 기장군 일광조선소 인근 앞바다에서 장기 계류하던 선박도 암초에 좌초됐다. 태풍 타파는 강풍 반경 300km 이상, 중심 최대풍속 초속 30m 이상을 유지하면서 대한해협을 통과해 독도 해상으로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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