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총학생회가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64)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파면에 반대하는 주장을 담은 대자보도 등장했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중앙도서관에는 ‘연세대의 미운오리새끼 류석춘 교수의 정치적 파면에 반대하고, 언론과 정치권의 집단 혐오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대자보가 게재됐다.
작성자는 ‘류석춘 교수의 정치적 파면에 반대하는 연세대 재학생 및 졸업생 일동’. 이들은 류 교수가 지난 19일 발전사회학 강의 현장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보겠느냐’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류 교수는 피해자인 해당 학우에게 진심어린 태도로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류 교수를 정치적으로 파면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마녀사냥식 여론몰이에 앞장서고 있는 언론과 정치권을 강력 규탄하며, 학교 당국은 류 교수의 학문적 자유를 보장하라”라고 밝혔다. 류 교수가 사과할 필요는 있지만, 파면까지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사태의 본질이 류 교수의 해당 학우에 대한 발언에 있음에도 주요 언론사에서는 강의 내용을 맥락 없이 부분 발췌해 헤드라인을 작성하는가 하면, 사안의 본질을 흐리고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헌법 제22조가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학의 연구 내용과 과제에 대해 외부에서 감히 제한할 수 없음을 최고법으로써 명시하는 것”이라며 “이는 대학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학자와 그의 연구를 끝까지 보호하고 존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반면 같은 날 연세대 총학생회는 대학 본부 측에 류 교수를 파면해달라고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총학은 “류석춘 교수는 학문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역사를 왜곡하고,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독했다”며 “자신의 위계를 이용해 성희롱을 자행하였고,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류 교수는 진심 어린 반성과 사죄는커녕 ‘조사를 해 보라는 취지’였다며 구차한 변명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성매매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의도는 학생에게 성매매에 대한 조사를 권유한 것이었다는 주장이야말로 언어도단”이라고 말했다.
이는 류 교수의 입장문을 꼬집은 것이다. 전날 그는 “일부 학생들이 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며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은 언어도단”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연세대 측은 윤리인권위원회 차원의 공식 조사를 시작하고, 류 교수의 해당 강의를 중단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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