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다 뺏는’ 빈곤노인 기초연금 토론회…복지부 “현정부 내에서 논박”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7일 14시 23분


국회서 '빈곤 노인 줬다 뺏는 기초연금' 관련 토론회 열려
노인 단체 "실제로 어려운 빈곤 노인들 노령연금 못받아"
복지부 "올해 예산 심의 때 추가 10만원 지급 논의 기대"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는 만큼 생계급여(기초생활수급비)가 삭감되는 현행 기초연금 체계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세연(자유한국당)·정춘숙(더불어민주당)·윤소하(정의당)의원·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 공동주최로 ‘빈곤 노인에게 줬다뺏는 기초연금 어떻게 해결할까’ 토론회가 열렸다.

현행 기초연금 체계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는 만큼 생계급여(기초생활수급비)가 삭감된다.

생계급여가 정부가 정한 기준에서 부족한 금액을 보충해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기초연금만큼 생계급여를 삭감해야 한다는 ‘보충성 원리’가 적용된 것이다.

하지만 현행 체계에선 기초연금이 올라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가처분소득이 그대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초연금으로 인해 일반 노인과 기초생활수급 노인 사이에 가처분소득에서 역진적 격차가 초래된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다.

동자동사랑방 김호태 대표(기초생활수급자)는 “매달 25일 20만원을 통장에 넣어 줬다가 다음달 20일에 생계급여에서 20만원을 공제해 생계비가 20만원 줄어든다”며 “생계비가 25만원일 때는 25만원을 생계비에서 공제하고, 30만원일 때는 30만원을 공제함으로써 실제로 제일 어려운 빈곤노인들은 노령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줬다 뺏는 기초연금은 제일 가난한 빈곤층인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에게 심각한 박탈감을 주고 차상위 노인과 역진적 소득 격차까지 초래한다”며 “40만명의 빈곤노인이 절망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인하대 윤홍식 사회복지과 교수는 “실질적으로 인간답고 문화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의 생계급여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제도 간의 정합성을 고려하지 않는 접근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초연금의 도입 이후 소득증가액에서 소득분위에 따른 역진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보충성의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기초연금을 도입하면서 취약층이나 수급빈곤층의 생활수준을 고려하지 못하고 기초연금을 도입한 정책실패의 문제”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제도 자체 원리에 대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보충성 원칙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가게 되면 전체 사회보장제도 정합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 대안으로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시행령의 소득 범위에서 기초연금을 삭제하는 방안, 보충급여제도를 도입하는 방안,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등을, 중장기적 대안으로 전체 사회보장제도 정합성 강화 방식 개혁 등을 제안했다.

윤 교수는 보충급여제도와 관련 “우선적으로 노인을 대상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보완하는 공공부조성격의 보충급여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덴마크, 캐나다 같이 소득자산조사에 기초해 보충급여방식을 도입하면 현재 기초생활수급자인 노인의 생활수준에 변화 없이 실질 소득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노정훈 기초생활보장과 과장은 “방향성은 동일하지만 학계나 시민단체에서도 어떻게 가야할지 조금씩 의견이 다른 것 같다”며 “과거에는 정부 내에서 어렵지 않겠나 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지금은 정부 내에서 논박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복지부 장관도 기재부 고위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이 문제 해결을 거듭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년 국회 예산 논의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10만원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상임위 여야 모두 이견이 없었기에 올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다시 한번 논의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그렇게 되면 복지부도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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