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관장 민병찬)은 경주 금령총 2차 재발굴조사에서 높이 56㎝의 말모양 토기 1점이 출토됐다고 30일 밝혔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일제강점기에 금령총에서 수습된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와 제작기법이 거의 동일하다.
다만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나 얼굴과 턱·목·발굽 등 각 부위가 정밀하게 표현된 점, 실제 말의 비율에 가깝게 제작된 점 등은 차이를 보인다.
현재는 머리와 앞다리 쪽만 확인됐다. 등과 배 부분이 의도적으로 깔끔하게 잘려나간 흔적이 보인다. 또 호석 외곽의 제의용 토기 상면에서 출토돼 다른 유물들과 함께 봉헌물로 추정된다.
박물관은 오는 10월 8일 이 같은 내용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조사에서 금령총은 기존에 알려진 정보를 다수 수정해야 할 만큼 적지 않은 성과물이 확인됐다.
기존에 지하식 돌무지덧널무덤(적석목곽묘 積石木槨墓)으로 알려진 구조는 지상식 무덤으로 확인됐다.
규모도 더 커졌다. 일제강점기(1924년)에 일부 훼손된 봉토와 적석부를 걷어내고 매장주체부만 조사해 당시 호석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난 1차 조사에서 평면상 존재가 확인됐고, 이번에 그 실체가 드러났다.
호석은 기반층 위에 바로 설치됐다. 2단 구조에 너비 약 1.3~1.5m, 높이 약 1.6m 규모이다. 이를 기준으로 알려진 크기보다 8m 가량 더 큰 28m 내외로 볼 수 있으며 지상식 적석목곽묘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
호석 바깥으로는 약 40cm 두께의 정지층이 확인됐다. 흙을 다진 뒤 잔자갈을 깔았으며, 그 주변에서 30여 개체에 달하는 제사용 토기들이 수습됐다. 동물뼈(말, 소, 기타 포유류 등)와 패각류(굴, 고동, 조개류), 뚜껑접시(개배 蓋杯), 토제방울, 유리구슬, 쇠스랑 등이 확인됐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무덤 4기도 새롭게 발견됐다. 봉토와 호석을 갖춘 옹관묘(127-1호), 금령총과 비슷한 규모 및 축조기법의 2기(127-2호, 127-3호), 소형 분묘(127-4호) 1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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