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실종·8명 부상…4만8천여 가구 정전·열차 탈선
민간·공공시설 3626개소 파손…23.1%만 복구 완료
내일 총리 주재 태풍 점검회의…특교세 지원 검토
기록적 폭우를 동반한 제18호 태풍 ‘미탁’(MITAG)으로 10명이 숨지고 749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물에 잠기거나 강풍에 파손된 시설물은 3626곳에 달하지만 복구가 더디다. 현재 복구율은 23.1%(837곳)이다.
3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10명이 목숨을 잃었고 4명이 실종 상태다.
부산 사하구 구평동 야산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3명 등 4명이 매몰됐다. 현재 2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2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북 영덕군 축산면 A(66)씨의 집이 무너지면서 A씨 아내(59)가 매몰돼 숨졌다. 강원 삼척에서도 토사에 주택 벽이 쓰러져 안방에서 자던 여성 B(77)씨가 목숨을 잃었다.
경북 울진군 울진읍에서 토사가 주택을 덮쳐 60대 부부가 사망했고, 경북 포항시 북구 기북면에서도 주택이 무너져 매몰된 아내(69)는 구조됐지만 남편(72)은 숨진 채 발견됐다.
경북 성주군 대가면에서는 김모(76)씨가 농로 배수로에서 침전물을 제거하던 중 급물살에 휩쓸려 사망했고, 포항시 흥해읍 급장리에서도 이모(47·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도랑에 빠졌다가 구조됐지만 숨졌다. 강릉시 옥계면 북동리 송어양식장을 점검하던 중국 동포 C(49)씨도 실종됐다가 발견됐지만 끝내 숨졌다.
부상자도 8명이나 된다. 강원과 제주에서 각 3명씩, 경북 2명이 각각 다쳤다.
경북 봉화군 봉성면 영동선에서는 정동진으로 향하던 새마을관광열차(해량) 제4206호의 3량이 산사태 여파로 탈선하는 사고도 났다. 당시 열차에는 승객 19명과 승무원 5명이 타고 있었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다.
이재민 수는 446세대 749명으로 늘었다. 강원 356세대 608명, 전남 2세대 2명, 경북 31세대 39명, 경남 47세대 70명, 제주 10세대 30명이다.
현재 69세대 121명 만이 귀가했다. 86세대 141명은 친·인척 집으로 거처를 옮겼고, 나머지는 마을회관과 경로당, 교회 등에서 머물고 있다.
전국적으로 태풍을 피해 사전대피한 인원은 1546명이다.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현재까지 잠정 집계된 피해 시설물은 3626개소(사유시설 3267건, 공공시설 359건)다. 이중 837건(23.1%)만이 응급 복구가 끝났다.
물에 잠기거나 강풍에 파손된 주택은 1237채, 상가·공장 135동, 비닐하우스 7동, 농경지 1861ha, 간판 27개 등이다.
학교 건물 3곳, 하천 17곳, 상·하수도 24곳도 태풍 피해를 봤다. 전국으로 유실 또는 파손된 도로·교량도 169곳에 달한다.
또 전국적으로 4만8673가구의 전력 공급이 끊겨 큰 불편을 겪었다. 현재 4만8248가구(99.1%)의 복구가 끝났고, 산사태나 도로 유실로 접근이 어려운 425가구는 오는 4일께야 정상화될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미탁 북상 후 지금껏 42건 64명의 인명 구조 작업을 벌였다. 617건(1323.5t)의 배수 지원과 1245건의 안전조치도 취했다.
경찰은 전국 127개 재난상황실을 운영해 도로 통제와 취약지 예방순찰에 나섰다. 112에 접수된 누적 신고 건수만 1184건에 이른다. 중대본 관계자는 “지자체를 통한 피해 지역 현장 조사가 진척되면서 피해 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며 “신속히 응급복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에 기해 전국에 내렸던 기상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바닷길은 여전히 막혀 있다.
42개 항로의 여객선 237척의 발이 묶여 있다. 동해·포항·울산 항만의 선박 입·출항도 계속 통제 중이다.
지리산·한라산 등 국립공원 14곳의 탐방로 185개 통행 역시 제한되고 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재난대책회의를 갖고 피해가 극심한 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기로 협의했다. 피해 조사가 완료되기 전이라도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오는 4일 오전 7시30분께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태풍 및 아프리카돼지열병 피해 점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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