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년 5월부터 일본을 대신해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으로 내정돼 서태평양 지역 대표로서 국제 보건분야 현안 논의를 주도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제70차 WHO 서태평양 지역총회에서 2020년 5월 임기가 시작되는 WHO 집행이사국에 내정됐다고 9일 밝혔다.
WHO 집행이사회는 총 34개 집행이사국(3년 임기)으로 구성되며 현재 서태평양 지역에선 일본, 호주, 중국, 싱가포르, 통가 등 5개국이 집행이사국으로 배정돼 있다.
이 가운데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일본을 대신할 집행이사국으로 우리나라 외에 말레이시아, 몽골도 진출 의사를 표명했으나 이번 비공식 회의에서 서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한국이 집행이사국이 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내년 5월로 예정된 WHO 총회에서 우리나라의 WHO 집행이사국 진출이 최종 확정되면 한국은 1949년 WHO 가입 이후 일곱번째 진출하게 된다. 임기는 2023년까지다.
WHO 집행이사국이 된다는 건 보건분야 국제기구 중 가장 권위 있는 WHO를 이끄는 데 서태평양 지역 대표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집행이사국 진출을 통해 세계 보건 현안 대응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건 가이드라인 수립에 한국이 서태평양 지역을 대표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이번 내정의 의의를 설명했다.
집행이사국은 보건 분야 전문가 1명을 집행이사로 선정하게 되는데 집행이사는 1년에 2회 정기 집행이사회에 참여하게 된다.
이를 통해 한국은 WHO 집행이사회나 총회에서 이뤄지는 WHO의 예산 및 결산, 주요 사업 전략 및 운영방안을 수집하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세계의 보건 현안을 다루고 정책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 한국이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점을 반영하고 우리나라 정책과의 연계 및 협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게 된다.
그간 우리나라에선 이용승 전 중앙보건소장(1960~1963년), 이성우 전 국립보건원장(1984~1987년), 신영수 전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1995~1998년), 엄영진 전 보건복지부 실장(2001~2004년), 손명세 연세대학교 교수(2007~2010년), 전만복 전 보건복지부 실장(2013~2016년) 등이 집행이사를 지낸 바 있다.
WHO 서태평양 지역총회에서 의장을 역임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WHO 집행이사국으로 내정된 것은 대한민국이 서태평양 지역의 보건 현안에 대해 앞장서 목소리를 내달라는 국제사회의 요청”이라며 “‘모든 인류가 가능한 최고의 건강 수준에 도달케 한다’는 WHO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집행이사국으로서 소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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