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본 제주 비경]관광객이 카약 즐기는 하나뿐인 제주 하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1일 03시 00분


관광객이 카약을 타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하천인 제주 서귀포시 쇠소깍(명승 제78호·사진). 현무암 암반 밑을 흐르다 표면으로 솟아난 물이 바닷물과 만나는 곳이다. 쇠는 효돈마을, 소는 물웅덩이, 깍은 끝을 뜻하는 합성어로 ‘하천이 바다를 만나는 효돈마을의 물웅덩이’로 해석할 수 있다. 카약을 타면 밑바닥을 보일 만큼 깨끗하고 계곡 절벽에는 새소리가 가득한 울창한 숲으로 이뤄졌다.

쇠소깍이 있는 하천의 발원지는 한라산 백록담이다. 백록담 옆 방애오름을 휘돌아 깊은 계곡을 형성하며 해안가로 내달린다. 이 계곡은 ‘산벌른내’로 불린다. ‘산을 쪼갠 하천’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으로 맑은 날이면 서귀포시 해안지대에서 선명히 보일 만큼 깊고 크다. 산벌른내 지하를 흐르던 물은 돈내코에 이르러 암반 틈새로 솟아오른다. 연중 물이 흐르는 곳으로 돈내코 원앙폭포는 물맞이 장소로 유명하다. 산벌른내, 돈내코 등이 있는 영천은 효명사 부근에서 발원한 효돈천과 합쳐져 쇠소깍으로 이른다.

영천·효돈천은 2002년 유네스코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 지역으로 지정됐다. 난대·한대 식물상을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하천 저지대는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참식나무 등 상록수가 우점종이고 고지대에는 구상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한란, 솔잎난, 만년콩 같은 희귀식물도 자생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카약#제주도 하천#서귀포시 쇠소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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