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강타한 이달 초 울산시도 비상이 걸렸다. 시청 제2별관 4층의 재해대책본부에서는 송철호 시장 등이 태풍 진로를 살피며 분(分) 단위로 상승하는 대곡, 사연, 회야댐 등 태화강 상류 3개 댐과 태화강 수위를 체크했다.
울산 전체가 가슴 졸이며 태풍을 지켜본 이유는 18일로 예정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식 때문. 당시 태화강 상류 3개 댐은 일주일 전 울산에 몰아쳤던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만수위에 육박해 있었다. 더구나 2016년 10월 울산을 휩쓸었던 태풍 차바 때는 태화강 대공원 전체가 물바다를 이뤄 복구에 3개월 이상 걸렸던 악몽도 있다.
태풍 미탁은 태화강 대공원 일부를 침수시켰고 십리대숲을 다소 훼손했지만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 공무원과 군인, 자원봉사자 등이 나서 피해 복구 작업도 모두 끝냈다. 이제 18∼20일 열리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 행사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이 행사 준비를 총괄하는 윤영찬 울산시 환경녹지국장은 13일 “준비가 순조롭다”며 밝은 표정이었다.
산림청이 태화강 국가정원을 지정한 것은 7월 12일. 전남 순천만에 이어 대한민국 국가정원 2호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은 태화교와 삼호교 사이 태화강 대공원과 십리대밭 일원 83만5452m²다. 윤 국장은 “태화강 국가정원에 갖출 인프라와 시민 프로그램 운영, 유료화 방향 등을 마련하기 위해 2억 원을 들여 ‘태화강 국가정원 진흥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했다. 결과는 내년 7월 나온다”고 소개했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태화강 국가정원의 유료화 시설로는 십리대밭 사이 산책로이자 연인들 사이에 사랑을 고백하는 명소로 알려진 ‘은하수길’. 그는 “울산시민들의 노력과 동참으로 국가정원 지정이라는 성과를 일궈냈기 때문에 시민에게 부담을 적게 주는 선에서 유료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만성적인 주차난도 곧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국장은 “태화강 국가정원 내 축구장 4면을 모두 주차장으로 전환하면 승용차 800대와 대형버스 50대를 세울 수 있다. 축구장 대체부지 확보를 위해 중구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행사가 끝난 뒤 서울 한강사업본부를 찾아 한강 침수 복구 대책 등을 벤치마킹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선포행사의 개막식은 18일 오후 5시부터 태화강 국가정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주제는 ‘시민이 품은 정원, 가을을 물들이다’이다. 개막식에 이어 열리는 축하공연에는 브래드 리틀과 김보경, 하모나이즈 등 뮤지컬 가수가 출연한다. 다음 날인 19일 오후 6시에는 울산 록페스티벌이, 20일 오후 7시에는 대중가수들이 출연하는 ‘헬로! 울산’이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공연장 옆 국화정원에는 만개한 국화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행사기간에는 전기 전동차를 기차 모형으로 바꾼 일명 ‘대통기차’ 3대를 운행해 방문객들의 편의는 물론 즐거움을 더해 준다.
윤 국장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은 1997년 울산광역시 승격 이후 가장 기쁜 소식”이라며 “시민 모두가 동참하는 축제 한마당이 되도록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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